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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

남서울

hm 2020. 6. 24. 12:54

강남에서 가장 가까운 골프장 중에 하나인 (캐슬렉스나 지금은 문을 닫은 미군부대 골프장 성남골프클럽 제외) 남서울 cc는 오랜 기간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 명문의 하나로 꼽혔었고, 서울의 동남부 끝자락에 위치한 내 직장에서는 차로 20분이면 간다. 사실 명문이라고 하면 자연경관이 빼어나거나 코스의 난이도, 전통 등 어느 하나도 빠지지 않아야 하는데 1971년 이 골프장이 개장할 즈음에 (우리나라에 골프장이래봐야 몇 개 없던 시절이지만) 30년 뒤를 내다보는 선견지명이 있었던지 위치 하나는 최고의 자리에 잡았다는 생각이다. 모르긴 해도 (강남의 개발이 미처 시작하기도 전이었던) 그 시절에는 경기도 성남이나 안양이나 인천이나 (인천국제), 아니면 오산이나 (한원 cc) 땅값은 거기서 거기였을 터인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서울과 용인이 만나는 지점에 터를 잡은 것은 엄청난 (우연이거나) 혜안이다. 아마도 주인이 경원건설이니까 근처의 경원대학교 (지금은 가천대)와 함께 성남과 용인 등지에 땅이 많았던 것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남서울 cc의 처음 설계는 이노우에 세이치 (井上誠一)라는 일본인이 했던 모양인데 어디선가 읽은 글에 의하면 2001년엔가 사장이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설계도와 노트를 받아와서 코스를 리모델링했다고 한다. 남서울cc 하면 떠오르던 것이 엄청 비쌀거야... 그런 생각과 함께 KPGA 대회가 열리는 tv 중계를 보면 그린에 잘 올라간 공이 스물스물 굴러내려가서 저어기 페어웨이 한복판까지 가버리는, 무지 어려운 코스라는 생각이었다. 연습장에 가끔 가거나 외식을 위해 근처를 지나면서 언젠가 한번은 가보겠지? 그런 생각을 했는데 회원과 동반하지 않으면 아예 발을 들여놓기도 힘든 곳이었다.

경제난 덕택인지 골프장이 많아져서인지 언제부터인가 주중에 비회원 부킹이 가능해졌는데 덕택에 2013년 10월에 처음 여기를 가볼 수 있었고, 잔디가 파릇파릇 올라온 올 초여름에 두번째로 방문했었다. 첫 인상은 (1) 의외로 규모가 작고 소박해보이는 클럽하우스에 놀라고, (2) 분당과 판교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아파트가 보이는 홀은 몇 개 없었고, (3) 그린피가 주변의 태광이나 한성 cc 같은 곳보다 비싼 것은 아니어서 부킹만 된다면 남서울에서 치지 뭐하러 딴데 가겠냐 그랬다. 그리고 화이트티에서 치니까 그렇겠지만 황당하게 어렵거나 기묘한 홀이 없어 모처럼의 즐거운 라운드였다. 이후 몇번을 더 가보면서 추가로 느낀 것은 일본인 설계의 오래된 골프장임에도 도전적이고 어렵다는 것이었다. 길어서보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고, 작고 동그란 투그린으로 공을 올리기가 쉽지 않아서 그렇다. 대표적으로 어려우면서도 이 코스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홀이 파 5로 플레이되는 16번인데 내리막 티샷이지만 우측으로 살짝 돌아가는 위치를 바라보며 하는 티샷이 영 부담스럽다 (하지만 대회에서는 여기가 파 4로 운영된다고 한다). 분명 장타자라면 투온을 노려볼 디자인인데 세번에 끊어가려고 치면 오히려 공이 죽는 상황이 생긴다. 몇번을 가봐도 만족스런 결과를 내지 못했던 홀이라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도전해보고픈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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