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에 카즈사 컨트리클럽에서 18홀을 마치고는 점심을 먹었고, 인근 어디선가에서 오후 라운드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라쿠텐 고라에 접속해서 (3분 거리인) 이 골프장을 부킹하려고 했더니 같은 날에 두번의 라운드는 예약이 안된다고 한다. 하루 (두군데 골프장에서) 36홀은 이해하지 못하는 일본인들인가 하며 아코디아 골프 사이트로 가서 부랴부랴 회원가입을 했다. 오후 1시의 (이게 막팀이다) 스루플레이로 부킹한 후지 이치하라 컨트리클럽 (富士市原ゴルフクラブ)은 Robert Trent Jones 주니어가 설계한 골프장인데 구글맵에는 후지 OGM 이치하라라고 나오지만 홈페이지에서는 OGM이 빠졌다. OGM은 오릭스 골프매니지먼트의 약자. 한때 아코디아, PGM 등과 함께 일본 골프계를 이끌던 회사였지만 아코디아..

4월말 일본은 새벽 5시 이전에 해가 떠서 오후 6시가 넘어가야 어두워진다. 주말이라 그린피가 살짝 비싸지기는 하지만 골프장 천지인 지역에 숙소를 잡았으므로 이른 티타임을 잡았는데 18홀을 마치고 나서 점심까지 먹어도 충분히 오후에 다시 18홀을 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아시다시피 일본은 하루에 27홀이나 36홀을 치는 문화가 아니다. 한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큐슈 지역에서는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아무튼 일본인들은 느긋한 오전에 전반 9홀을 돌고, 점심식사후 나머지 9홀을 돈다. 숙소 바로 옆에 (차로 1분 걸렸음) 카즈사 컨트리클럽 (かずさカントリークラブ)이라고 있어서 6시 티타임으로 잡았는데 사쿠라/후지/츠바메 (当コースはさくら/富士/つばめ)코스로 이름붙여진 27홀 골프장이고, 우리는 후지/츠바메의..

작년에 바로 인근의 인자이 시에서 묵었던 당시에 이 골프장에서 PGA 투어의 조조챔피언십이 개최되는 모습을 군침만 흘리며 (2023년에는 콜린 모리카와 우승) 지켜보았다. 앞서 2019년의 초대 대회에서 타이거우즈가 통산 82번째 우승으로 부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만 첫날에는 10번 홀부터 시작하면서 세 홀 연속으로 보기를 하길래 tv를 꺼버리고 싶었다) 투그린 코스에서도 투어프로들은 잘치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었다. 대회가 열린 골프장을 알아보니 의외로 퍼블릭 부킹이 가능한 곳이었고, 위에서 적었듯이 작년 가을에 우연하게 잡았던 숙소 바로 옆이었다 (인자이 시에는 여기 말고도 유명한 골프장들이 여럿 있는데 대부분 회원제라서 부킹이 어렵거나 비싸다). 나라시노 컨트리클럽 (習志野カントリークラブ)은 후지타..

미국에서 (비회원 부킹을 받지 않는) 회원제 컨트리클럽 경험으로는 이번이 십여년만에 처음이다. 샌디에고 북쪽의 부촌인 란초산타페 지역에는 몇년전에 파 3 골프장인 Lomas Santa Fe Executive 코스를 방문한 적이 있었고, 주변으로 괜찮은 프라이빗 클럽들이 넘쳐난다는 것은 알았지만 회원의 초대가 없으면 들어가보지도 못하는 곳들이었다. 우연히 만난 지인이 미국으로 이민가서는 이쪽 동네에 살면서 여기 회원이라는 얘기를 들었고, 부킹을 부탁해서 이루어진 라운드인데 가격은 싸지 않을테지만 자주 생기는 기회가 아니다. 지인은 골프를 치지 않아도 가족과 함께 수영장이나 승마, 테니스 등을 이용한다고 하며, 컨트리클럽 안에 Ted Robinson 설계의 27홀 골프장이 딸려있는 식이다. 승마 얘기가 나와..

San Bernadino 카운티에서의 두번째 라운드는 오전의 Shandin Hills에서 5분이면 가는 Arrowhead 골프클럽이다. 여기도 몇년전까지는 회원제 골프장이었는데 몇년사이 퍼블릭 부킹을 받게 바뀌었고, 가격도 주말 오후에 50불 정도다. 골프장은 1927년에 개장했고 (컨트리클럽은 1924년이라니까 딱 백년이다), William P. Bell 설계인 코스인데 구글맵 등에서 찾아보면 직사각형 공간에다가 18개의 홀을 우겨넣은 모양새다. 우리나라에도 전남 어딘가에 이렇게 축구장같은 골프장이 있다고 하던데 Arrowhead는 그래도 안으로 들어가면 직선으로 홀들이 만들어져 있고, 네모난 터에다 만들었기 때문에 중간에 주택가가 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전 라운드가 살짝 밀렸기 때문에 부랴부랴 이동..

여러번 적는 이야기지만 이번에 굳이 LA에서도 동쪽으로 한시간반을 가야하는 모레노밸리 지역에 숙소를 잡은 이유는 덜 붐비고, 좀 저렴한 골프장들을 가볼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리버사이드 카운티에는 예전에 가본 코스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Oak Quarry나 Hidden Valley 등을 (이번에는 잔디가 초록인 봄날에) 다시 방문했고, 조금 더 가서 샌버나디노 카운티까지도 가본다. Shandin Hills 골프클럽은 Cary Bickler의 설계로 1985년에 개장했다는데 지금은 주말 오전에 60불 정도로 칠 수 있는 퍼블릭이 되었다. 대단한 역사나 디자인 철학이 담긴 골프장은 아니어도 로칼들의 훼이보릿 퍼블릭 코스라고 한다. 이름에 "Hills"가 들어있으니 평평한 코스는 아닐 것..

오랜만의 미국행이지만 코로나가 창궐하기 전에는 캘리포니아 쪽으로도 매년 두세번씩 오곤 했었다. 세상이 코로나 전후로 크게 바뀌었지만 특히 여행업계나 골프는 (좋은 쪽으로든 나빠진 쪽으로든) 엄청난 변화가 있었는데 그나마 조금씩이라도 정상을 찾아가는 모양이지만 결코 이전의 자유롭고 저렴한 시절은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 이번에 모레노벨리 지역으로 숙소를 잡은 이유는 몇년전의 경험으로 LA 동쪽에 한두시간만 가면 아직 저렴하고 좋은 골프장들이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코로나 격리가 마악 끝난 당시에도 원래의 목적지는 팜스프링스 지역이었으나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올라버린 그린피에 놀라서 가는 도중에 여기에 멈췄었다. 모레노밸리는 LA에서 팜스프링스로 가는 중간쯤에 위치한 도시로, 다른 일로는 와볼 일이 ..

몇년전 Moreno Valley 인근을 지나갈 때 이 골프장을 멀찍이서 보았는데 꽤나 좋아보여서 찾아보니 역시나 회원제라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숙소를 우선 정하고 주변에서 부킹할 골프장을 찾다보니까 Golfnow 등에 여기가 나오는데 그사이 세미프라이빗으로 변해서 일부 티타임을 내놓은 모양이었다. 1968년에 Olin Dutra 설계로 문을 열었던 18홀 코스이고, 한때는 대회도 종종 개최했다는데 캘리포니아 고교생 챔피언십이 열렸을 때 타이거 우즈가 우승했다는 사연도 있다. 이제 백불 정도의 가격으로 홈페이지에서나 Golfnow 등의 앱으로 부킹이 가능해져서 가보는데 코스의 상태는 살짝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몇일간 비가 내린 직후라서 잔디가 좋아보였고, 좀 쌀쌀한 날씨였다. 토요일 오전임에도 ..

이번 캘리포니아 골프여행에서 가장 기대한 코스인데 몇년전에 한번 가보고는 제대로 돈값을 하는구나 흡족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도 백불 정도였는데 지금도 비슷한 가격이라서 당시에는 비싸도 좋은 골프장, 지금같으면 가성비 짱인 골프장이 되겠다. 몇년전 모 골프사이트 포럼에서 "Inland Empire 지역에서 골프를 좀 쳐보려고 합니다" 질문에 달린 댓글에서 그러면 Oak Quarry가 짱이죠, 그밖에 Oak Valley나 Goose Creek 정도도 괜찮아요, 뭐 그런 얘기를 보았기에 이쪽으로 올 기회가 생기면 근방으로 숙소를 잡았었고, 덕분에 리버사이드 카운티에서 수많은 골프장을 가보았다. 이곳의 정식 명칭은 Landmark at Oak Quarry 골프클럽이고 (Landmark는 미국 서부에서 여러 퍼블..

2년만에 히든밸리를 다시 왔다. 코로나 이후 미국에서의 골프붐을 반영하는지 평일임에도 적당한 티타임이 열려있는 곳을 찾기가 힘들었고, 가격도 많이 오른 탓이다. 나는 웬만하면 새로운 골프장을 간다는 주의였는데 몇년전에 혼자서 라운드했던 Hidden Valley, 그리고 22년에 근방에서 적당한 곳을 찾다찾다 다시 왔었던 골프장이다. LA 동쪽의 Riverside 카운티라는 지역은 의외로 넓어서 코로나, 리버사이드 쪽을 Inland Empire라고도 부르고, 더 동쪽으로 Palm Springs 까지를 포함한다. Inland Empire에만도 수많은 골프장들이 있어서 골퍼들에게는 천국같았던 동네인데 가격이 올랐을 뿐만 아니라 원하는 시간대에 부킹하기도 어려워졌다. Hidden Valley는 Casey 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