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스프링스 초입에 있는 대규모 리조트인 웨스틴 미션힐스인데 작년에 가서는 Pete Dye 코스만 친 것이 못내 아쉬웠던 차에 underpar.com에서 무제한 골프 인당 $80 바우처를 발견하고는 냉큼 구입했다. 작년에는 18홀을 치는데 핫딜로 용케 $82 티타임을 잡았다고 좋아했었으나 이번에는 반값으로 36홀을 치는 것이다. Pete Dye야 원래부터 코스를 어렵게 만들기로 유명했지만 작년의 기억으로는 (아마도 리조트 코스라서 그랬는지) 그다지 어렵지 않았었는데 Gary Player 시그너처 코스는 어떨까 은근 흥분되는 상태였다. 그의 코스를 많이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대개 드라마틱한 경치에 정확한 샷을 요구하는 타겟골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더구나 이번에는 날씨도 도와줘서 좀 춥긴 하지만 적어도 비는..
골프장 천지인 소위 Inland Empire에서 어디를 갈까 고민한 내 기준은 이랬다. 일단 18홀에 파 70 이상인 정규홀 코스라야 하고, 너무 뻔한 싸구려 muni는 피해야했고, 카트포함 그린피가 $50을 넘지 않아야 했다. 까다로운 것 같지만 이 기준으로도 이쪽 동네에는 그래도 가볼만한 코스들이 넘쳐나서 오히려 고민이었다. 내 짧은 미국 생활에서 얻은 교훈은 이 나라에는 비싸면 비싼 만큼 좋고, 싸면 보통 후졌는데 비싸지만 잘 찾아보면 할인받을 기회도 가끔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먼저 골프예약 사이트 몇군데를 둘러보고는 핫딜이나 프로모션 요금이 나온 코스를 먼저 예약하고, 나머지는 가서 대충 결정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하루쯤은 (예외로) 좋은 코스를 가봤으면 했고, 어차피 일요일에는 다 비싸니까 팜..
뭔가 굉장히 가성비가 떨어지는 미국 방문이다 싶은데 일요일 비행기로 (그것도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을 정가로 끊어서) 미국 LA까지 와서는 두어시간 회의를 하고, 밤에는 David Gilmour 콘서트를 봤으며, 호텔에서 하루 자고는 귀국하는 일정인 것이다. 그나마 LA에서 돌아오는 항공편이 밤늦게 있으니까 36홀 정도는 가능하겠다 싶어서 골프채를 짊어지고 온 것이다. LA 부근에는 마땅한 골프장도 잘 모르겠고, 비록 월요일 오전이지만 붐빌 걱정에 동쪽으로 한시간 정도를 달려서 소위 Inland Empire라고 불리는 Riverside 카운티의 골프장을 물색했다. 어차피 혼자니까 대충 가볼만한 코스를 정해서 무작정 가서 칠 계획이었다. 그리하여 오전에 Hidden Valley에서의 라운드가 끝나니까 아직 1..
우리나라 프로들의 전지훈련지로 유명한 골프장인데 이름처럼 숙소가 딸려있으면서 비교적 저렴한 패키지가 있어서 그럴 것이다. 그린피는 살짝 높은 편이어서 내 기준에 초과하는 곳인데 몇일간 계속되는 폭우로 문을 연 골프장이 거의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 여기는 Oaks/Creek/Stonehouse 코스로 이름붙은 27홀 골프장인데 Dick Rossen이 설계해서 1969년에 개장한, 테메큘라 골프장의 터줏대감격이다. 몇일간 오전에는 가랑비가 좀 오다가 차츰 개였던 경험으로 무작정 27홀을 다 돌겠다고 돈을 치렀는데 결국 Oaks와 Creek 코스까지만 어찌어찌 플레이하고 중단했다. 시작하면서 보니까 비싼 그린피가 이상할 정도로 평범해보였는데 평탄한 페어웨이가 직선으로 뻗어있고, 홀들 사이는 나무로 구분되는 ..
정확히 작년 이맘때 인당 $41 무제한 쿠폰으로 왔었다가 폭우로 Champions 코스 18홀만 돌고 철수했던 바로 그 Morongo Golf Club at Tukwet Canyon에 다시 방문한다. 이번에도 역시 underpar.com 바우처를 샀는데 가격이 약간 올라서 인당 45불이지만 36홀 코스를 무제한으로 돌고, 드라이빙 레인지와 음료가 포함이니 여전히 거저 수준이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groupgolfer.com에는 인당 42불 바우처가 여전히 팔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비는 안왔지만 추운 산속에서의 라운드라 오전에는 지난번에 못친 Legends 코스를 치고, 바람이 거세지는 오후에 Champions 코스를 돌기로 했다. 주지하다시피 여기는 Curley-Schmidt 디자인에서 산에다가 만든..
오전의 Soboba Springs와 연계해서 36홀을 플레이하려고 찾아보니 주변에 비슷한 명성의 골프장이 있었는데 여기는 더 싸서 주말 오후의 그린피가 인당 $30 수준이다. 설계자인 Bill Martin은 대단히 유명한 디자이너는 아닌 모양이지만 아칸소 쪽에서는 꽤나 많은 코스를 만들었고, 잭니클라우스 밑에서 오랜 기간을 일했던 사람이라 영 허접은 아닐 것이다. 어떤 곳일까 인터넷을 뒤져보니 위치만 아니라면 백불 이상일 코스라고들 하던데 관리에도 열심이라고 greenskeeper.org의 리뷰에 나와있었다. 과연 골프장의 입지는 어떻게 이런 심심산골에까지 왔을까 싶게 고속도로에서 많이 들어간다.산속에 자리잡은, 소박한 클럽하우스였지만 그린피를 계산하고 카트를 셋업하고는 첫번째 홀로 가는 짧은 시간은 언..
일년에 딱 일주일 내린다는 남부 캘리포니아의 폭우로 어제 오후를 공치고(?)드디어 제대로 공을 치는 날이다. Riverside 카운티에서 동쪽으로 더 가서 팜스프링스에 못 미치는 지역에 또 가성비 짱짱한 골프장들이 몰려있었다. Country Club at Soboba Springs라는 이 골프장은 Desmond Muirhead가 (이 아저씨는 우리나라에서도 몽베르를 설계했다) 1966년에 설계했던 (당시의 이름은 Soboba Springs Royal Vista 골프클럽) 회원제를 2005년에 Cary Bickler가 리노베이션해서 다시 개장한 곳인데 여기도 (현재의) 주인이 카지노라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주말임에도 카트를 포함하여 $38 그린피는 전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을 수준이었다. 심..
그러고보니 LA 동쪽으로 Schmidt-Curley 디자인의 골프코스가 무척 많다. 그럼에도 지겨울 수가 없는 것이 다른 어떤 스포츠와도 달리 골프는 자연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에 비슷한 설계철학에서 탄생한 코스라고 하더라도 같은 인상을 받을 수 없다. 이게 바로 골프의 최고 매력일텐데 세상에 같은 코스는 절대 존재하지 않으며, 한 코스를 반복해서 돌더라도 경험은 언제나 새롭다. 나는 그들의 설계에 100% 만족하기 때문에 또다른 Schmidt-Curley 코스를 방문함에도 기대로 가슴이 설렌다. 평도 좋은 코스이고, 90년대말에서 20세기 초반으로 이어지는 골프장 붐의 시대에 지어진 코스들은 들인 돈에 걸맞게 수준도 높다. 게다가 여기 Goose Creek은 US 오픈 퀄리파잉도 수차례 개최한 바 있으..
테메큘라 지역의 (이쪽 동네는 우리나라 프로들의 단골 전지훈련지이기도 하다) 수많은 골프장들 중에서도 상급으로 통하는 CrossCreek 골프클럽은 주변에 주택가나 리조트, 도로 등이 없어서 특히 선호되는 코스라고 한다. 아마도 Arthur Hills를 불러다가 코스를 설계하던 시점에는 대규모 커뮤니티까지 염두에 두었을 것인데 2001년에 개장할 즈음 하필이면 부동산 버블이 터지는 바람에 결국 골프장만 남은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인당 $40에 무제한 바우처를 샀는데 오전에 18홀을 돌아보고 맘에 들면 점심먹고 다시 돌 생각을 하고 왔다. 일단 쳐보고 굳이 같은 코스를 두번이나 돌 수준이 아니라면 오후에는 바로 인근의 Journey at Pechanga를 갈 생각이었다.고속도로에서 나와서 골프장으로 ..
LA 여행의 첫번째로 선택된 이 골프장은 공항에 내려서 가장 가까운 18홀 정규코스중 하나다. 종종 들르는 어느 미국사람 블로그에서는 여기를 핵전쟁 이후의 골프코스 모습이라고 혹평했는데 경험상 비행기에서 내린 첫 날은 시차적응과 몸풀기 수준이지 아무리 집중해도 골프도 경치도 제대로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에 가깝고 저렴한 곳으로 선택했다. 대한항공 비행기가 오전 9시 반에는 LAX 공항에 내린다고 해도 네 명이 입국수속에 짐을 찾아 렌트카까지 빌리면 11시가 될지 12시가 될지도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아무튼 순조롭게 공항을 나선 우리는 여느 때처럼 인앤아웃 햄버거에 들렀다가 십분 거리의 Links at Victoria에 도착했다. 여기는 William Francis Bell이 설계하여 196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