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 출장으로 부다페스트에 갔다가 멋진 야경도, 고색창연한 중세건축물도 시큰둥하기 때문에 그저 한나절 근처에서 골프칠 방법은 없나만 고민한 끝에 다녀온 골프장이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호텔 컨씨어지에 얘기했더니 이동네 골프장은 9시나 되어야 사람이 출근하기 때문에 쫌있다 와봐라 그런 대답만 들었는데 다시 가서 부탁하니 잡아준 곳이 여기 Pannonia 골프장이다. 부다페스트 근교에는 골프장이 없는지 택시로 한시간은 가야하는 동네에 있는데 가는 길이 양쪽으로 와이너리와 푸른 평원이 끝없이 펼쳐지는 장관이라 골프장에 대한 기대도 점점 높아져만 갔고, 결론적으로 100%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높은 산이 없어 야트막한 구릉지를 따라 18홀을 만들었는데 못사는 나라여서 그런지 골프를 치는 사람이 별로 없는건지 아..

나이가 들어서인가 이건 완전히 회의 스케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무작정 비행기를 탄 내 잘못인데 언제나처럼 하루 회의하고 귀국하는 일정이라고 착각한 것이다. 막상 와보니 하루 회의는 맞는데 비행편 일정상 앞뒤로 하루씩을 더 잡아놓았고, 바르샤바 올드타운 관광이야 한나절이면 끝이라 골프장 하나를 더 가볼 기회가 생겨버렸다. 이럴 거였으면 골프채를 챙겨올 것인데 암튼 아쉽지만 부랴부랴 검색을 통해 가게 된 곳이 여기다. 구글에서 찾아보면 바르샤바 반경 40 km 이내에는 18홀 정규 코스가 세군데 나오는데 (Golfshot으로 찾아봐도 반경 100 km 안쪽에는 이렇게 세개) 어제의 First Warsaw, Sobienie Krolewskie, 그리고 여기다. Lisia Polana는 바르샤바 공항쪽으로..

폴란드라는 나라에는 18홀 기준으로 골프장이 총 16개라고 하는데 수도인 바르샤바 부근에도 고작 서너개 정도가 다라고 한다. 그나마 20세기 초반에 지어졌던 곳들이고, 2차대전 이후에는 1992년에 건설된 이 골프장이 최초라고, 그래서 이름도 First Warsaw Golf and Country Club이다. 코스를 어렵고 드라마틱하게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스웨덴 출신의 Jan Sederholm이 설계했고, 원래는 대우그룹 소유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원래 폴란드 사람들은 골프를 치지 않는 것인지 그나마 몇명 되지도 않는 내장객들이 다 한국사람이다. 바르샤바에서 하루 일정으로 회의가 있어서 골프채를 가져올까 고민하다가 그냥 왔는데 오전에 시간이 비길래 클럽은 렌탈하기로 하고 택시를 잡아타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