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가 좋아져서 모처럼의 주말 라운드를 리베라 cc 서코스 (파인힐/체리힐)에서 하게 되었다. 주지하다시피 서코스는 연덕춘 씨가 설계한, 우리나라 올드코스의 전형같은 곳인데 예전에 와본 기억으로는 매우 길고, 쉽지 않은 레이아웃이었다. 부킹이 아예 막힌 곳은 아니나 워낙 회원수가 많은 신안그룹의 대표격인 골프장이라 자주 방문하지는 못했었는데 나는 늘 나 자신과 코스 모두 충분한 컨디션이 올라온 후에라야 제대로 골프를 치는 거라고 생각해왔다. 여기처럼 조선잔디 골프장은 우스개로 "5/16에서 10/26까지"라고들 한다. 6월말이라 코스는 준비가 되었으니 내 몸만이 문제다.아무튼 설레는 마음으로 점심을 먹은 우리는 파인힐 코스로 시작해서 체리힐 코스의 18홀을 돈다. 이제 티샷의 비거리는 걱정이 없어졌는데 ..

충주의 시그너스 cc도 몇걸음 차이로 충청북도가 되는데 (바로 옆의 소피아그린은 경기도 여주시 소재) 당연히 용인시라고 생각한 지산 컨트리클럽의 주소는 경기도 이천이다. 여기도 비회원에게는 아직도 문을 굳게 닫아놓은 명문 회원제인데 1994년에 임상하 씨가 설계해서 오픈했고, 이후 퍼블릭 9홀까지 해서 총 36홀의 규모다. 다녀온 경험이 있는 지인들 얘기로는 배타성 말고는 굳이 찾아가보려 애쓸 이유는 없는, 특색없는 골프장이라고 하는데 일종의 코스 사냥꾼인 내게는 한번쯤은 가보고싶던 곳이다. 다른 분도 잔디상태가 좋고 친절한데 어딘지 모르게 편안해보이는 (나쁘게 말하면 빤한) 경치라 굳이 그 가격을 내고 찾아갈 필요까는 없을 거라고 한다. 아무튼 위치는 나쁘지 않아서 이제는 친숙해져버린 양지 ic를 나와..

경기 cc였다가 샹그릴라 cc였다가 블루버드라고 불렸다가 아무튼 지금은 큐로 컨트리클럽인 이 골프장은 그 이름의 변천사 만큼이나 사연도 많고 악평도 끊이지 않는 곳인데 곤지암이라는 훌륭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명문 소리는 듣지 못하는 불쌍한 회원제다. 홈페이지에는 설계자가 Darryi Mouilder라고 (또는 Danyl Moulder) 되어있는데 저 (희안한) 스펠이 과연 인간을 지칭하는지도 의아하지만 구글에서 두 이름을 찾아봐도 뭐하는 사람인지 아예 나오지 않으니 뭔가 켕기는 골프장임은 분명하다. 아무튼 어찌어찌 부킹이 되었으니 직접 경험해볼 생각으로 떠났는데 렉스필드 가는 길목이라 교통은 확실히 편한 입지다. 회원가로 칠 수 있는 기회에다가 날씨도 좋으니까 즐거운 라운드를 기대하고 떠난다. 여기는 파인..

강남에서 가장 가까운 골프장 중에 하나인 (캐슬렉스나 지금은 문을 닫은 미군부대 골프장 성남골프클럽 제외) 남서울 cc는 오랜 기간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 명문의 하나로 꼽혔었고, 서울의 동남부 끝자락에 위치한 내 직장에서는 차로 20분이면 간다. 사실 명문이라고 하면 자연경관이 빼어나거나 코스의 난이도, 전통 등 어느 하나도 빠지지 않아야 하는데 1971년 이 골프장이 개장할 즈음에 (우리나라에 골프장이래봐야 몇 개 없던 시절이지만) 30년 뒤를 내다보는 선견지명이 있었던지 위치 하나는 최고의 자리에 잡았다는 생각이다. 모르긴 해도 (강남의 개발이 미처 시작하기도 전이었던) 그 시절에는 경기도 성남이나 안양이나 인천이나 (인천국제), 아니면 오산이나 (한원 cc) 땅값은 거기서 거기였을 터인데 아무리..

자칭 수도권 유일의 "해변" 골프장임을 자랑하던 김포 시사이드 컨트리클럽은 분명히 해변을 끼고 있기는 한데 바다가 눈에 잘 들어오는 코스는 아니다. 기껏해야 해병대 군인들이 훈련하는 갯벌을 옆으로 지나가는 정도인데 (뭐, 그래도 분명 바다는 바다) 그렇게 허풍을 치는 것을 빼면 나쁘지 않은 골프장이다. 일본의 어느 설계자가 만들어서 1995년에 개장하였다는데 그러나 서울에서의 (인천에서도 마찬가지) 접근성이 워낙 나빠서 사람들에게 외면받아왔을 것이나 이제는 아파트도 많이 들어서고 길도 좋아질 예정이어서 앞으로가 기대되는 곳이다. 나는 2014년 정도에 한번 가봤었는데 이번에 예전의 동료들과의 라운드를 준비하면서 한 사람이 "나 인천 송도로 이사갔으니까 가급적 가까운 곳을 잡아주셈~", 다른 한 사람은 "..

PGA 투어의 The Players 챔피언십에서 이름을 따왔을 (심지어는 로고도 비슷) 이 골프장도 남춘천 ic를 나가서 금방이니까 (고속도로가 막히는 주말만 아니라면) 서울에서의 접근성은 아주 좋다. 전자제품 양판점인 하이마트에서 만들어서 원래는 엔바인 리조트라는 회원제 27홀로 해보려고 했던 모양인데 (엔바인이 들인 돈 날려버린 스토리는 나름 유명하다) 때를 잘못 만나서인지 결국 퍼블릭 골프장이 되었다. 몇년전까지는 춘천쪽 골프장에 열심히들 다녔었는데 한동안 뜸했다가 이번에 다시 비는 시간을 찾아 평일 오후에 간다. 레이크/밸리/마운틴 코스로 이름지어진 27홀이고, 코스의 설계는 송호 디자인에서, 조형설계는 권동영씨가 했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은 회원제라서 좋고 퍼블릭이라서 나쁘고 대신에 싸고 그런 ..

돌이켜보면 강릉이라는 도시를 마지막으로 가본 것이 3,40년은 되었지 싶다. 어려서는 강원도에 피서간다고 하면 강릉이었는데 언젠가부터는 속초, 양양 등으로 갔지 강릉이나 아랫쪽으로는 가지 않았다. 최근까지도 용평 등지로 놀러갔을 때에서 여기서 차로 30분이면 강릉이에요 그런 말을 들었어도 그런가보다 했을 뿐이었다. 아무튼 일박이일 골프로나마 다시 강릉에 가보는데 어제는 버치힐 cc에서 운동했고, 숙소는 메이플비치 호텔이다. 여기는 석탄재를 매립하던 구릉지에다 송호 씨가 디자인한 18홀 골프장인데 개인적으로 나는 송호라는 분이 만든 코스의 팬이라서 관리상태만 나쁘지 않으면 다 오케이다. 다만 강릉에서는 샌드파인이 최고라는 말을 누군가에게 들었어서 거기를 가보지 못하는 것이 살짝 아쉬웠다. 아침을 먹고 나선..

십수년만에 다시 가보는 용평은 동계올림픽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내 기억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용평리조트에 묵었던 시절에는 거기에 스키장 말고도 골프장이 있는지 관심도 없었으나 지금은 리조트를 중심으로 4개의 정규홀이 (용평 퍼블릭 9홀까지 하면 총 90홀) 자리잡고 있다. 그 네군데가 다 상당한 수준이라고 하는데 알펜시아 700과 알펜시아 트룬은 다음 기회로 남겨두고 이번에는 일박이일로 평창과 강릉을 가보기로 했다. 용평 gc는 Robert Trent Jones 2세가, 버치힐 gc는 Ronald Fream 설계다. 둘 다 내가 좋아하는 설계자들인데 이들이 평창의 산악지형을 다룬 철학의 차이를 느껴볼 기회이기도 했다. 물론 코스 외적인 요소들, 전통이나 클럽하우스 등등은 1989년 개장한 용평..

몇년전까지는 부산 해운대에서 별의별 회의나 미팅이 많았는데 골프를 치지 않던 시절에는 그냥 바닷가 구경만 하다가 오곤 했었다. 오랜만에 방문한 부산이라 일요일 오전에 한 팀을 만들었고, 어차피 그쪽 골프장에는 가본 일이 별로 없으니까 아무 곳이라도 불만이 없을 상황이다. 이번에 새삼 깨달은 것인데 (아마 수많은 경험이 바탕이 된 것이겠지만) 1, 2부로 나눠서 진행하는 우리나라 골프장들은 1부가 8시반 정도에 끝나고, 2부는 거의 점심시간이 다 되어 시작하므로 9시나 10시쯤의 티타임을 잡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결국 오전 7시반쯤의 동래베네스트를 잡을 수밖에 없었으나 영남권 제일의 명문을 방문하는 것이니 차라리 잘된 일이다. 1971년에 문을 연 이 골프장은 연덕춘 씨와 아까키 강이치..

우리말로는 석문 (石門) 컨트리클럽일 스톤게이트는 (무슨 사연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살짝 유치한 이름) 사토 겐타로 (佐藤謙太郎) 설계의 18홀 퍼블릭인데 이 아저씨가 만든 우리나라 골프장으로는 떼제베, 서서울, 양평 tpc 등이 있고,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동호 cc라는 곳도 만들었다고 나오는데 아마 거기가 여기인 것 같다. 위치가 부산의 기장이라는 동네인데 내가 묵은 부산롯데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골프장은 동래베네스트지만 새로운 코스를 선호하기 때문에 여기로 잡았다. 그리고 신생 코스임에도 다녀온 이들의 평가가 나쁘지 않았는데 내가 사토 겐타로 씨의 코스를 좋아하기도 하므로 약간의 기대를 하고 갔다. 이날은 부산쪽에서 오후에 강의를 하나 해야해서 새벽 첫번째 티타임을 잡았는데 우리나라 영남권 골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