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을 찾아보니 내가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에 처음 와봤던 것이 코로나 이전의 겨울이었고, 당시에는 매년이라도 오리라 했었지만 결국 몇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당시 만났던, 현지에서 투어를 운영하던 이** 프로는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버텼나 싶게 그대로라서 반가왔다. 이번에도 3일간의 짧은 일정이고, 오래된 기억에도 좋았던 Palm Resort를 재방문. 팜리조트는 3개의 18홀 코스와 숙박시설 등이 포함된 대단지 골프리조트인데 설계자는 Ronald Fream과 Hiromasa Inagawa라는 이들이다. 예전에 왔을 때는 무슨 KLPGA 루키 대회가 Allamanda 코스에서 열리고 있어서 오전에는 Cempaka 코스를, 오후에 Melati 코스를 돌았는데 (너무 덥고 힘들어서) Melati는 전반 9홀만..
탄종푸트리 골프리조트에서의 오후 라운드는 Village 코스로 간다. 여기가 재미있는 것이, Plantation 코스와 다른 두 대중제 (B, C) 코스들은 다른 클럽하우스를 쓸 뿐만 아니라 좀 멀리 떨어져있다. 확실히 수준이 떨어져보이는 건물과 카트였는데 골프장이 위치한 Pasir Gudang 지역이 공장과 정유시설이 즐비한 공업지대라서 이쪽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코스의 이름에서 연상되듯이 이 지역은 팜유 농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숙소가 위치하던 곳이라고 한다). 주차장도 스타트 광장이랑 공유하는 모양이니 차를 세우고 백을 내리면 바로 출발할 수 있는 구조. 저렴한 가격에 골퍼들도 별로 없어서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그런데 이쪽의 경치가 1번 홀부터 상당하게 보였다. Plantation 코스가..
3일간의 조호바루 여행에서 두번째 날은 싱가포르 국경에서 가까운 탄종푸트리 골프리조트에서 보냈다. 여기도 18홀 코스가 세개나 되는 대규모 골프장인데 Max Wexler의 설계로 1992년에 Plantation 코스가 개장하였고, 몇년뒤에 Akira Mamiya가 설계한 Village 코스와 Straits 코스가 이어서 문을 열었다. Plantation 코스를 회원제, 또는 A 코스로 부르는 모양이었고, 다른 두 대중제 코스들과는 (상당히 떨어진) 다른 클럽하우스를 쓴다. 그런데 여전히 손님은 별로 없는 모양이어서 우리의 앞으로나 뒤로도 거의 다른 팀을 만나지 못했다. 캐디가 없고, 카트가 페어웨이로 들어가지 못한다. 회원제답게 페어웨이의 관리상태나 풍광이 좋아보였는데 특히 버뮤다 잔디가 깔린 그린이 매..
조호바루에서의 첫날은 예전에도 와보았던 IOI 팜빌라 골프리조트에서 보냈다. Rick Robbins 설계의 27홀 골프장이라 18홀은 아쉽고, 36홀은 짧은 일조시간으로 어려운 겨울철에는 딱이었는데 이번에 가보니까 Putra 코스가 없어지고, 파 73의 (무진장 길다고 느꼈던 Palm 4번이 파 6로 바뀌었다) 18홀로 변경된 모양이었다. 이전의 기억으로도 페어웨이에 버뮤다가 아니라 블루그래스를 식재해놓아서 관리상태나 시각적으로나 여느 동남아 골프장보다 나았었는데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어떻게 달라졌을지도 궁금했다. 모기업인 IOI는 팜유를 생산하는 회사라서 판데믹 상황에서도 잘 버텼을 거라고 생각되긴 하는데 아마도 주택을 더 지으면서 (IOI/Palm) 18홀만 남겼을 것이다. 이번에도 과거 인연이 있던..
이박삼일 일정으로 온 일본에서 이틀째이자 귀국하는 날의 골프장은 쯔이엔 컨트리클럽의 서고베코스 (隨縁カントリークラブ 西神戸コース). 설계자인 Robert von Hagge 씨는 어째 낯선 이름이지만 Doral 리조트를 설계하는 등 상당히 유명한 코스 디자이너라고 한다. 쯔이엔이라는 이름의 골프장이 일본에 여기저기 많이 있는 모양인데 캐디가 필수인 고급진 곳도 있고, 여기처럼 퍼블릭으로 운영하는 곳들도 있다고 한다. 여행사를 끼고 부킹했으므로 가격은 모르겠지만 프론트에 붙어있는 가격표에 주말 그린피가 만엔이 넘어가니까 좋은 골프장인 모양이다. 반일감정으로 일본 전역의 골프장들에 한국인 내장객이 전년대비 20%도 안된다고 하며, 실제로 일요일 오전에 바글바글한 사람들 속에서 한국말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서..
근 십년만에 두번째로 가보는 일본 골프장이다. 기록을 좋아하는 내 습성상 처음 머리를 올렸던 것이 2008년에 중국 하문에서였고 (동방 컨트리클럽), 두번째는 후쿠오카 인근의 어디선가였다 (거기가 어디였는지, 골프장 이름은 기억나지 않음). 그리고 십여년이 흘렀는데 어쩐 영문인지 일본에 갈 일도, 골프칠 일은 더더구나 별로 없었던 것이다. 하필 요즘처럼 한일관계가 별로일 때, 소위 이시국에, 방문하는 것은 살짝 찝찝하긴 하지만 직장상사의 환갑기념 골프여행이라기에 따라나섰다. 금요일 밤비행기로 떠나서 고베 인근에서 두번의 라운드 후에 귀국하는 일정. 그런데 여행사에서 사전에 일정표를 보내오기는 했는데 거기 적힌 골프장의 이름들은 구글에서도 찾을 수가 없어서 그야말로 가보고서야 어디로구나 하는 깜깜이 라운드..
요즘의 치앙마이에서는 최고로 쳐준다고들 하는 하이랜드 골프리조트에서 일요일 27홀을 치고, 저녁 비행기로 귀국하는 일정이다. Schmidt-Curley 디자인에서 설계했으니 재미있고 아름다울 것은 분명한데 관리상태도 최상이라고 하니 은근 기대한 곳이다. 어제 갔었던 Alpine과 마찬가지로 여기도 원래의 밸리/하이랜드 18홀에 마운틴 코스가 추가된 것이 작년말이라고 하니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성수기의 일요일, 가장 선호되는 골프장에서의 라운드라는 점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잘못이긴 했지만.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했으니 이제 거의 자정에나 떠나는 비행기 시간까지는 어떻게든 시간을 때워야 한다. 어젯밤 다들 무리하게 달리신 덕택에 피곤해보였어도 전날 귀국한 분들이 몇분 계셔서 이날은 한 팀만 운..
치앙마이에서의 이틀째 코스는 알파인 골프리조트인데 주인이 탁신 총리인 회사 소유라고 한다. 태국 최고의 코스로 여기랑 Highlands 골프장을 꼽는다는데 방콕 근방에도 같은 이름의 (같은 주인인) 코스가 있었던 것 같아서 거기가 좋다는 건지 여기가 좋다는 건지 헷갈린다. 코스의 설계자가 주로 플로리다에서 활동하는 (내가 경험한 코스로는 Mission Inn 리조트의 Las Colinas 코스가 있다) Ronald Garl과 태국인 Pirapon Nanatra이고, 원래의 18홀에 더해 최근에 9홀을 추가하였다고 하니 당연히 우리도 27홀 플레이다. 카트가 페어웨이로 들어가지 못하는 골프장이라서 (그런데 대부분의 홀에서 카트가 들어간다) 잔디의 상태야 좋겠으나 더운 계절에는 조금 힘들 수도 있겠다. 새벽..
겨울 골프에 가장 최적화된 지역이 태국의 치앙마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 가을처럼 선선한 날씨에 다양한 수준의 숙소가 있고, 시내를 중심으로 열군데 정도의 수준급 코스가 있기 때문이다 (가격이나 친절함 등을 따지자면 말레이시아가 더 낫다고 본다). 덕택에 겨울에는 대한항공 정기편에 더해서 아시아나, 제주항공 등에서 전세기를 띄우기 때문에 한국의 골퍼들로 바글바글한 동네이기도 하다. 대한항공 왕복하는 비용이 미국을 다녀올 정도니까 인기를 짐작할만한데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떠나는 비행기에는 따뜻한 이국에서 골프칠 기대로 설레는 사람들로만 가득했다. 이 동네 골프장은 성수기라도 부킹은 다 되지만 거의 모든 홀에서 앞뒤로 서너 팀씩 대기하는 상황을 겪을 수도 있는 곳이다. 우여곡절을 겪고는 두 팀을 조직해서 ..
제목에 이 골프장의 위치를 "방콕"이라고 했지만 사실 정확한 지명은 따로 있을 것이다 (방콕 인근? 사실, 'n', 'u', 'i' 만으로 이루어진 것 같은 태국어는 저게 글자 맞나 싶게 어렵다). 판야인드라는 Ronald Fream 설계인 27홀 골프장인데 시내에서 가깝고 (호텔에서 차로 30분) 평도 좋아서 한국사람이 많이들 가는 모양이다. 야간 라운드도 하니까 내장객이 매우 많다고 하며, 듣자하니 여기에는 프리티캐디라는 시스템이 있어서 (그냥 이쁘장한 여자애들이 양산 받쳐주고 농담 받아주고 그런다고) 골퍼 일인당 캐디를 둘씩 쓰기도 한다는데 돈버는 방법도 가지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6월말의 평일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이니 일단은 18홀만 예약하고 가지만 삘받으면 (더위에 지쳐 쓰러지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