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장 평가가 후하기로 유명한 나로서도 가기 싫은 곳들이 몇몇 있는데 그중 강남 300이 대표적이다. 서울 강남권에서는 가장 가까운 골프장들 중의 하나일 것인데 특히 분당에서라면 금방이다. 처음 가본 기억은 쌩초보 시절이었으나 여름에도 티박스에 매트를 깔아놓았고, 온통 동네 아줌마들로 가득한 첫인상이어서 별로 끌리는 곳은 아니었다. 두번째 방문했을 때에는 눈이 펑펑 내리는 2월이었는데 티박스와 그린에만 눈을 대충 치워놓고는 예약하셨으면 무조건 나가셔야합니다, 우리는 못 나간다 싸우다가 결국 출발했으나 카트가 오르막을 올라가지 못하는 통에 1번 홀에서 되돌아왔던 황당한 기억. 오래된 티가 나는 클럽하우스는 청소라도 열심히 하면 좋으련만 일단 더럽고 칙칙하다. 아무튼 김명길 씨의 설계로 1987년에 개장했다..

지금에야 삼성에서 운영하는 골프장이 되어 누구나 부킹이 가능해졌지만 원래 세븐힐스 컨트리클럽으로 개장하던 당시에는 북/서 코스가 회원제였고, 나중에 추가된 남/동 코스를 대중제로 운영했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북/서로 플레이하면 남/동에 비해 만원정도 비싸다. 내 기억으로도 동코스가 끼면 좀 좁고 짧았었는데 여러번 가봤던 곳이라 만원이라도 싸면 좋겠다 했지만 결국 북/서 코스로 부킹이 되어버렸다. 임상하 씨가 설계했고, (우리나라 골프장들 중에 사연이 없는 곳이 얼마나 되겠냐마는) 여기도 이런저런 복잡한 역사를 갖고있는 골프장이다. 원래 나다 cc라는 이름으로 회원권을 분양하던 당시에는 나다 회원은 안양과 가평베네스트의 주중 부킹을 해준다고 광고하였던 것이다. 문제는 골프장이 문을 열기도 전에 회사가..

몇주 연속으로 새로 생긴 골프장들을 간다. 충북 음성의 금왕읍에 신규로 개장한 이 골프장에서의 플레이 영상을 모 유튜브로 보았을 때 산기슭을 따라 계단식으로 페어웨이를 착착 쌓은 (개인적으로 매우 싫어하는 디자인) 모습이어서 큰 기대는 없었다. 설계를 누가 했는지 알 길이 없는 18홀 퍼블릭인데 그래도 새로 생겼으면 가본다는 주의라서 날을 잡았다. 그린피가 상승하는 9월초 주말 오전인데도 생각보다 저렴해서 동반자를 모으기도 쉬웠다. 충북 음성군이 서울에서는 좀 멀게 느껴지지만 고속도로가 막히지만 않으면 가볼만한 거리고, 누군가가 운전까지 해주면 오고가기에 편안하다. 럭셔리의 끝판왕같은 사우스케이프와 카스카디아를 연달아 다녀온 다음주라서 상대적으로 (시골 관공서나 학교같은 느낌으로) 소박해보이는 클럽하우스..

주말에 남해까지 가서 사우스케이프 오너스클럽 라운드를 했었고, 한동안 거기가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비싼 골프장이었다가 기록을 갱신한 곳이 생겼으니 바로 홍천에 있는 카스카디아 골프장이다. 9월에 정식 개장을 앞두고 시범라운드 명분으로 (그 비싼) 가격을 반값 할인해주고 있다는데 네이버 등에서 찾아보니 반값도 아깝다는 식의 평이 많았으나 마침 빈 티타임이 나왔길래 덜컥 잡았다. 안문환 씨가 설계한 27홀인데 개장 전이라 트리/스톤 코스만 오픈한 상태여서 우리도 이렇게 친다 (다른 코스의 명칭은 워터 코스라고 한다). 비싼 값어치를 하는지 한번 평가해보자는 식은 아니었고, 나는 어디라도 새로운 코스가 생기면 한번은 가보자는 주의다. 위치가 로드힐스 뒷편이자 라비에벨 옆이라 남춘천 ic를 지나 비발디파크 쪽으로..

천혜의 환경에 클럽하우스부터 숙소와 18홀 골프코스까지 럭셔리하게 만들어진 경남 남해의 사우스케이프 오너스 (Southcape Owners) 클럽이 좋다는 얘기는 귀가 닳도록 들었으나 굳이 그 돈을 들여서까지 가야할까? 그런 생각을 하던 차였다. 그사이 다른 골프장들도 가격이 엄청 올라버렸고, 무엇보다도 근방에 사는 (성공한) 대학동기 형님이 초대해주어 성사된 라운드였다. 작년에 누군가와 골프장 얘기를 하다가 왜 사우스케이프를 안가보셨나요 그런 질문에 (비싸서요...ㅠㅠ) 뭐, 그래봤자 파인비치나 드비치 수준 아니겠어요? 이렇게 대답했더니 그딴 소리 하지 마세요 차원이 다릅니다 이렇게 정색하던 모습도 기억난다. 아무튼 여기는 남해의 바닷가에 Kyle Phillips 설계로 만들어진 18홀 리조트 코스이며..

인천의 쓰레기 매립지에다 만든 36홀 퍼블릭 골프장인 드림파크는 포인트를 쌓아서 추첨하는 식으로 부킹하는데 여간해서는 당첨이 어렵다. 어떻게 포인트를 쌓느냐 하면,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에 2주뒤의 주중, 주말 부킹이 열리고, 신청했다가 떨어지면 매주 1점이 적립되는 식이다. 최소 50점 정도는 (성수기 주말에는 80점 이상) 되어야 주중이든 주말이든 당첨되기 때문에 거의 일년을 신청했다가 떨어지는 노력이 필요. 무조건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부킹신청을 넣고보는 것인데 점수가 50점을 넘어서면서 혹시라도 지금 당첨되면 어떡하나 고민이 되면 그냥 기다리던지 경쟁율이 가장 쎄보이는 시간대로 신청한다. 그런데, 떨어지리라 생각하고 넣었는데 (혹서기라서 그랬는지) 덜컥 1시 중반으로 부킹이 되어버렸다. 예전에도 여기..

이제는 명실상부 강원도 최고의 고급 리조트라 손꼽히는 양양의 설해원을 가보게 되었다. 지금은 더레전드 코스 18홀까지 총 54홀인 대규모 골프장이지만 원래 양양 골든비치 cc라는 이름으로 씨뷰/파인/샐몬 (새몬 아니고 샐몬이다) 코스의 27홀이었다. 골든비치의 27홀은 (안문환씨의) 오렌지 엔지니어링 설계였다고 하며, 나중에 추가된 더레전드 코스는 특이하게도 전반과 후반의 설계자가 다르다. 송호 씨가 기본적인 18홀 설계를 마쳤으나 전반 9홀만 만들었고, 이후 안문환 씨가 후반을 완성했다고 하여 분위기가 서로 다르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는 벤트그라스 페어웨이다. 더위가 계속되어서 색이 조금 바랜듯이 보이긴 했으나 일단 고급 골프장의 상징같은 페어웨이 잔디인데 우리나라 기후에는 좀 관리가 어렵겠으나 좋은 ..

경춘권 산자락에 있는 18홀 회원제 골프장이고, 송호 씨가 디자인했다고 하면 어떤 코스일지 그냥 눈에 선해질 정도인데 이제 그린피가 착해질만도 한 혹서기 8월이지만 제대로의 액수를 치르고 간다. 남춘천 ic를 나와 라데나, 휘슬링락 등으로 가자면 보이는 골프장인데 오래전 무진장 어려운 코스에서 넋이 나갔던 기억이 나고,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다. 어떤 곳이었던가 잠시 네이버를 검색해보니 국내 최장코스에 (우리는 화이트티에서 칠 예정이니 별로 문제는 아님) 그린이 어렵기로 유명하다고 하며, 여기도 근처의 골프장들과 마찬가지로 주인이 여러번 바뀌었다고 한다. 새벽같이 일어나 마치 출근하는 모양새로 골프장으로 빠지는 것이 이제는 흔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살아도 되나 잠깐동안 걱정하다가도 한편 그리도 돈과..

제주도의 골프장들 중에서 아마도 가장 인지도가 떨어질 거라고 생각되는 샤인빌파크 컨트리클럽으로 간다. 제주도를 안방처럼 드나드는 지인도 이런 골프장이 있었어? 했을 정도인데 원래 개장하던 당시에는 (지금의 팜 코스) 9홀로만 시작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몰랐을 수 있다. 지금은 리버/팜 코스의 18홀 정규 골프장이고, 나중에 추가된 리버 코스는 상대적으로 넓고 길게 조성되었다고 한다. 나야 안가본 골프장이라면 무조건 가자고 드는 코스 콜렉터이기도 하고, 이날은 원래 오후에 해비치에서의 라운드가 예정되었는데 전날 저녁에 제주도로 내려와서는 아침에 한번 더 운동하자 이런 의도로 여기를 잡았다. 주중에는 2인 플레이가 항상 가능하다고 하며, 주말에도 오전 일찍이라면 된다고 했다. 클럽하우스나 라커룸이나 소박했..

일박이일 패키지로 잡은 거라서 어제는 Manna 코스의 27홀 중에서 쿠스노키/코부시의 순서의 18홀을 돌았고, 패키지에 포함된 푸짐한 저녁식사까지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숙소는 엄청 커다란 통나무집이었는데 오래된 티가 나긴 했어도 역시 일본이구나 싶게 깨끗했고, 무엇보다도 둘이 지내기에는 지나치게 크고 럭셔리했다. 체크아웃을 했더니 아침식사는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했고, 이날은 Gary Player 코스에서의 18홀이다. 클럽하우스에서 코스까지는 모노레일로 이동하게 되어있어서 어떻게 하나 살짝 걱정했지만 어제의 Manna 코스에 놔두고 왔던 클럽이 옮겨와서 카트에 잘 실려있었고,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직원들이 알아서 다해주었다. 클럽하우스에서 스타트광장까지는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가는데 몇분 걸리지 않았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