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성의 에덴블루는 예전부터 예쁘고 짧고 그러나 좁아서 어려운 우리나라 골프장의 전형이라고 들어온 곳이다. 좋다고 소문날 수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떨어지는 곳도 아닌데 나는 이번이 서너번째 방문이고, 희안하게도 잔디가 누런 시절에만 오다가 드디어 초록의 시절에 방문한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일본과 한국을 대표하는 수많은 골프코스를 설계한 미노 요시야끼 (美濃吉昭) 선생"이 설계했다고 나와있다. 떡하니 머리 희끗한 노인네 사진과 싸인도 걸어놓았으니 실존인물은 맞을 터인데 막상 그가 설계했다고 나와있는 Tojo 골프클럽이나 Higashihirono cc 등을 찾아보면 가토슌스케 선생이니 Robert Trent Jones니 그런 사람들이 설계했다고 자랑스럽게 적어놓았으니 어쩐 일일까? 내 지식이 일천하니..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는 국내에서는 탑텐에 항상 들어가는 좋은 골프장이고, 매년 한국오픈이 열리니 어렵기까지 한 코스다. 회원제여도 부킹이 아주 안되는 것은 아니어서 나는 지금까지 대여섯번이나 가보았는데 천안에 지인이 몇몇 있어서 종종 기회가 생긴다. 어려운 코스라고는 하지만 다른 곳에 비해 특별히 더 어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것이 쉽다고 스코어가 더 잘 나오거나 그러지는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스의 레이아웃이 까다롭고 벙커가 무시무시해서 그렇지 거의 OB는 나지 않게 설계되어 있어서 공도 잃어버리지 않고 나름 좋은 기억으로 남던 곳이다. 막상 쳐보면 Perry Dye의 설계와 우정힐스 경영진의 고집이 이 골프장을 최고 수준으로 만들었구나 수긍이 가는데 잔디의 상태만 봐도 여느 골프장보다 한 수 위라고..
개장하던 당시에는 이제껏 국내에서는 보기드물던 도전적인 코스 디자인으로 호불호가 갈렸던 아시아나 cc지만 주로 어렵다고 욕과 찬사를 들었던 코스는 동코스였고, 특히 동코스 좌그린이면 최악이라고들 했었다. 상대적으로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서코스는 실은 전장이 더 길고 아름다운데 저평가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양쪽 코스를 몇번씩 가보았지만 워낙 못치던 시절에 방문했었고, 코로나 이후로는 비회원의 부킹이 많이 힘들어져서 모처럼만의 라운드다. 요즘 (비가 엄청 오거나 무지하게 덥거나) 하도 날씨에 고생을 해서 새벽시간으로 잡았으면 했지만 이번에도 해가 중천인 11시 즈음에 티타임을 잡았다. 서코스는 아웃/인 코스로 나눠지지 않고 원웨이 진행이기 때문에 1부, 2부의 구분없이 18홀을 친다. Ronald F..
포천힐마루에서의 첫번째 라운드는 (시그너처 코스의 부킹에 실패하는 바람에) 브리즈/선샤인 코스를 돌았지만 그날 귀가하며 홈페이지를 클릭하니 몇주뒤의 오후2시에 이쪽 티타임을 하나 잡을 수 있었다. 3주전 월요일 오전 9시가 땡하면 티타임이 열리는 식인데 좋은 시간대는 순식간에 사라지므로 운도 좋았지만 오후 2시 이후에는 가격도 저렴해진다. 이름 그대로 (하이엔드 프리미엄) 시그너처인 18홀 코스도 역시 송호 씨가 설계하였으며, 원그린에 조경도 조금 더 신경썼다고 한다. (네스트 코스는 경험하지 못했지만) 브리즈/선샤인 코스에서 워낙 감동했기 때문에 은근히 기대치가 높기도 했다. 얼마전 다녀왔다는 동반자의 말로는 길지 않은 전장이지만 그린이 크고 어렵다고 하는데 이런 스타일이 요즘 우리나라 골프장 설계의 ..
예전에 태영 cc였던 곳이 블루원 용인 cc가 되었고 (그래도 아직 sbs가 주인이다), 같은 블루원 계열로 경주에도 있고 상주에도 있다. 용인 저 끝자락에, 온동네에 골프장이 천지인 그쪽에 있는데 회원인 지인들이 가끔 불러줘서 가곤 했지만 코로나 이후로 부킹이 어려워졌다며 갈수록 횟수가 줄어든다. 캘리포니아에서 여러 골프장을 설계했던 Douglas Nickels가 김명길 씨와 함께 만들었다는 27홀인데 이 더글라스 아저씨는 국내에도 마우나오션이라든가 파인크리크, 프리스틴밸리 등을 설계했다고 한다. 서코스와 중코스가 회원제고, 동코스는 퍼블릭이라는데 나는 아직 동코스를 돌아볼 기회가 없었다 (듣기로는 조금 페이웨이가 좁지만 회원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코스에 노캐디가 가능하다고 한다). 관리상태가 용인의 ..
여기 정식 이름은 신라 (新羅) 컨트리클럽인데 경주 보문단지에 경주신라 cc가 있기 때문에 혼동을 피하려는지 다들 여주신라라고 부른다. 원래의 주인은 재일교포였던 모양이고, 수년전 KMH (지금은 원더클럽) 레저라는 회사가 인수하면서 퍼블릭이 되었는데 이 회사는 이제 파주 cc, 파카니카, 떼제베, 알펜시아, 거기에 이전의 스카이 72까지를 아우르는 초대형 골프기업이 되었다. 신라 cc는 내가 초보시절에 꽤나 자주 갔었던 곳인데 당시 주변에 회원이 계셔서 부킹도 쉬웠고, 비교적 저렴하게 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회원제 신라 cc였던 당시에도 여주 인근에서 회원권 가격이 비싼 축이었고, 서울에서 좀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예쁜 조경에 관리상태도 좋아서 나름 인기있었던 골프장이었다. 임상하 씨가 설계한 27홀..
문막에 있는 대규모 (45홀) 골프장인 센추리21 cc는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애증이 교차하는 곳이다. 예전에는 굳이 거기까지? 했다가 코로나가 터지면서 갈 곳을 찾다찾다 어쩔 수 없이 여러번 방문했었고, 대부분은 마운틴 코스가 포함된 18홀을 돌았었다. 코스를 도는 순서에 별다른 원칙이 없이 되는대로 18홀의 조합을 만든다는 느낌이었고, 오랜만에 가보려고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지금은 파인/레이크 코스를 (이 18홀이 처음 이 골프장이 개장하던 당시의 구코스라고 한다) 회원제로, 나머지 밸리/필드/마운틴을 대중제로 운영하는 모양이었다. 원래는 마운틴을 뺀 나머지 36홀을 회원제라고 했고, 지금도 마운틴 코스로 출발하는 경우가 아니면 회원제 클럽하우스에서 체크인한다. 비회원도 부킹이 쉽고, 그린피도 ..
나는 웬만한 골프장에 만족하는 편인데 대개 나쁜 기억으로 뒤돌아서는 곳은 공이 잘 맞지 않은 날인 경우가 (물론 객관적으로 봐도 영 아닌 곳들도 있는데 티박스에 매트가 깔려있으면 기분이 상한다) 대부분이다. 제주도에 있는 수십개의 골프장들이 다 나름의 장단점이 있지만 날씨나 그날의 관리상태가 아쉬웠을 뿐 크게 실망할 일도 없다. 그래도 (모처럼 제주도에 골프치러 가는 뭍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덜 선호되는 골프장들이 몇몇 있고, 내 생각에는 라온 cc도 포함될 것 같은데 한동안 관리가 시원찮았던 것이 이유일 것이고, 실은 여기가 생기던 당시에는 공을 많이 들였던 곳이다. 대우그룹이 잘나가던 시절에 제주 아도니스라는 이름으로 골프장을 만들려다가 결국 다른 기업에 인수되어 탄생한 27홀 골프장이며, 아마 우리..
계열사 퍼블릭인 마이다스레이크 이천이 생기면서 원래 가평에 있던 회원제 마이다스밸리는 청평 마이다스로 이름을 바꾸었다가 최근에 다시 마이다스밸리 청평이 되었는데 명문을 추구하여 예전부터 복장규제가 심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권동영 씨의 역작인 18홀이라고들 하며, 몇년전에는 음으로 양으로 퍼블릭 부킹도 가능했으나 요즘에는 다시 회원 위주의 운영을 한다. 물론 회원도 부킹이 쉽지 않은지 주변에 몇몇이 있어도 좋은 계절에 가본 적이 별로 없었는데 거의 1년만의 6월말 마이다스밸리다. 가평 인근의 골프장에 가려면 마이다스밸리 입구를 종종 지나쳐야 했었는데 설악 ic를 나와서 아주 가까운 위치고, 클럽하우스 입구에서 자켓을 빌려주는 서비스도 예전에는 있었다. 지금은 여름철에 (볼썽사나운 긴 양말도 필요없이) 반바..
작년에 개장한 골프장들 중에서 유독 화제였던 포천의 힐마루 cc를 (잔디가 올라오도록 기다리고 기다리다) 드디어 가보게 되었다. 여기는 총 45홀로 조성된 퍼블릭인데 아마도 처음에는 회원제로 기획했을 것 같은 시그너처코스 (홈페이지에 적히기로는 하이엔드 프리미엄 퍼블릭) 18홀과 브리즈/선샤인/네스트 코스라고 이름지어진 (역시 홈페이지에는 비즈니스 퍼블릭이라고 적힌) 9홀 3개가 있다. 설계를 송호 씨가 했다고 하며, 시그너처 코스를 먼저 가보면 좋겠으나 3주전 9시에 열리는 티타임 부킹시간에 맞춰서 들어가봐도 나머지 코스들만 남아있었으니 만원쯤 비싼 가격은 별로 부담스럽지들 않은 모양이었다. 나야 어디라도 새로운 코스를 찾아가는 것이 취미인데다 어차피 퍼블릭이니 조만간 시그너처 코스도 가볼 기회가 생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