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리 골프비용이 저렴한 일본이라고 해도 주말에는 상대적으로 비싸지기 때문에 (특히 도쿄 인근에서는 20만원 선까지 올라간다) 다시 이바라키현의 윗쪽으로 올라가서 이번에는 미토 골프클럽 (水戸 ゴルフクラブ)이다. 동서/남북 코스의 36홀 골프장인데 설계를 아이야마 타케오 (相山 武夫) 씨가 했다고 하며, 꽤나 평점이 좋은 편인데도 점심식사를 포함하여 14만원 정도로 예약할 수 있었다. 좋은 날씨에 한산한 고속도로를 달렸는데 렌트한 토요타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놀라울 정도라서 도무지 오일게이지가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막상 골프장에 도착했더니 주말이라 그런지 골프시즌이라서인지, 아니면 이제 일본도 골프의 붐이 일기 시작했는지 주차장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풀부킹인 모양이었다. 게다가 36홀 코스라 스타트 광..

숙소를 치바현 북쪽으로 했더니 바로 윗쪽의 이바라키현으로 넘어가면 평점이 높은 골프장도 가격이 저렴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금요일부터 가격이 좀 올라가기 때문에 이날 잡은 골프장은 가사마 시에 위치한 컨트리클럽 더레이크스 (カントリークラブ ザ・レイクス)로, 치바 현의 숙소에서는 한시간 이상을 북쪽으로 올라간다. 27홀 (OUT/IN/NEW) 코스에, 설계자로는 아오키 이사오 (青木功)와 히구치 히사코 (樋口久子) 씨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히구치 히사코는 1977년에 동양인 최초의 메이저 우승을 (LPGA 챔피언십) 했던 유명한 골퍼이며, 더 유명한 아오키 이사오 씨는 (US 오픈에서 2위를 하고, 1983년에는 일본인 최초로 PGA 투어에서 우승하는 등)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이 올라가있는 분이다...

치바 현에는 문레이크 골프클럽 (ムーンレイクゴルフクラブ )이라는 이름으로 두개의 골프장이 (이 이름의 골프장은 일본 곳곳에 더 많이 있음) 검색되는데 이치하라에 하나 (이치하라 코스), 그리고 모바라 시에도 Moonlake 골프클럽 모바라코스 (茂原コース)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있다. 두 골프장이 차로 30분 정도 떨어져있으니까 (주인은 같을 수 있지만) 완전히 다른 골프장이다. 모바라코스는 2000년에 개장했다니까 일본에서는 비교적 신생 코스인 셈인데 18홀 전체에 조명이 설치되어 야간 라운드도 가능하다고 한다. 설계자를 찾아보니 사토 겐타로 (佐藤 謙太郎) 씨라는 낯익은 이름이 나오며, 이 분은 우리나라에서도 떼제베, 서서울, 양평 TPC 등의 여러 골프장을 만들었다. 그런데 숙소에서 1시간 정도의 거..

일본에서의 골프는 하루에 18홀이 고작이기 때문에 여유가 있다. 둘째날은 숙소에서 1시간 이상 운전해서 가야하는 (숙소를 차라리 이쪽으로 잡을걸 후회했음) 도쿄만 컨트리클럽 (東京湾カントリークラブ)이다. 이 골프장도 버블시대에 만들어졌던 27홀 회원제인데 설계자로 유명한 요시자키 미츠오 (吉﨑満雄) 씨가 도쿄만관광이라는 회사를 직접 설립해서 개장했다가 망했다는 사연이 있다고 한다. 27홀의 이름은 구라나미/나가우라/쿠보타 (蔵波/長浦/久保田) 코스라고 하며, 우리는 구라나미/나가우라의 순서로 플레이했다. 이름만 들어서는 도쿄만의 바다가 보이는 골프장이다 싶지만 실제로는 (바다와 가까울 뿐) 산악지형 코스다. 여기는 원그린 시스템인데도 그린이 전반적으로 작고, 대신에 주변에 벙커나 해저드 등은 적은 편이어..

항상 일본에는 주말을 이용해서 오곤 했으나 이번에는 일주일 휴가를 낼 수 있어서 몇일간 평일 골프를 즐겨보고자 했다. 나리타 공항에서 렌트카를 빌려서 처음으로 찾은 골프장이 여기, 히가시치바 컨트리클럽 (東千葉カントリークラブ)인데 오로지 공항에서 가깝고, 가격이 적당해보여서였다. 홈페이지에서 설명을 보니 1977년에 개장한 36홀 골프장이고, 설계를 스즈키 노리오 (鈴木 利夫)라는 분이 하셨다고 한다. 이 노리오 씨는 70년대에 일본 골프계를 평정한 프로골퍼로 어려서부터 캐디를 하다가 1976년에 예선을 거쳐 처음 출전한 브리티시 오픈에서 10위에 올라서 (일본만화 바람의 대지 비슷한 스토리인데 만화에서는 주인공인 오키타 케이스케가 우승함) 유명해졌다. 나는 해외에 나가서 골프를 치면 매일 최소 36홀을..

경기도 이천에 동진 cc라는 이름으로 36홀 골프장이 개장한 것이 1987년이라니까 벌써 삼십몇년이 흘렀다 (동대문시장 진흥조합인가 하는 단체가 주인이라 이름이 저랬다고). 지금은 뉴스프링빌이라는 이름으로 회원제 36홀, 퍼블릭 9홀에 따로 파 3 코스까지 갖춘 대규모 골프장이다. 설계를 Cal Olson이 했다는데 오래전에 서양의 디자이너가 우리나라에 만든 골프장들은 나름의 특징이 있어서 산을 깎거나 하지 않고 능선을 따라 계단식으로 차곡차곡 페어웨이를 만들곤 했다. 나는 이 골프장에 여러번 와보긴 했는데 언제나 몽블랑/알프스 코스로만 돌았었고, 록키/올림프스의 (진짜로 올림"프"스라고 적혀있다) 18홀은 이번이 두번째다. 원래 이번 주말에는 지인들과 제주도에서 골프를 치기로 했었는데 날씨가 나쁘다고 ..

개장했을 당시의 이름이 무주안성 cc였는데 지금은 골프존카운티의 일원이 되었다. 왜 이름이 무주안성이었을까 했더니 지역이 무주군 안성면이어서 그렇다고 한다. 오래전에 레슨받던 김** 프로가 자기는 무주안성 cc에서 주로 연습한다며 언제 한번 같이 가요 서울에서 두시간이면 가요 했지만 여간 밟아대지 않고는 세시간만에 도착하기도 빠듯한 거리다. 2018년 여름에 여수까지 가는 길에 여기 들러서 골프를 쳤었고, 이후에도 한번인가 두번정도 갔었다. 여수나 진주 등에 간다면 서울에서 차로 너댓시간 거리니까 중간에 여기쯤에서 쉬어간다 생각하면 딱 좋은 위치다. 김재열 씨가 설계한 18홀 퍼블릭인데 길고 어렵다는 평이지만 아덴힐이나 히든밸리에서 다 겪어본 스타일이기 때문에 그러려니 한다. 어디선가 읽은 그의 설계철학..

또다시 예전에 가봤다가 인상이 좋지 않았는데 실력이 좀 나아지고 가보니 평가가 달라지는 골프장 이야기. 몇년전에 모 회장님의 초청으로 갔었다가 치는 족족 오비에 뒷땅이라 민망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던 곳이다. 신안그룹 계열이라고 해서 (리베라, 신안 cc, 웰리힐리 등등)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안 좋은 얘기도 많은 골프장이 그린힐인데 남촌 cc 바로 앞에 있는 위치고, 축구장처럼 평평하고 넓직한 코스라 못치기도 어려운데 아마 동반자들이 좀 부담스러워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설계자가 임상하 씨라고 하지만 오너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산속의 파크랜드" 코스를 만들어놓았다. 굳이 다시 가볼 생각이 드는 골프장은 아니었으나 위치와 (회원가로 칠 수 있다는) 가격이 우리를 다시 불렀다. 이번에는 부담없는 지인들과..

경기도 안성 인근 (특히 용인시와 붙어있는 쪽의) 지도를 보면 마치 초록색 벌레가 모여 기어가듯이 골프장이 바글바글한데 (골프장 인허가 비리로 시장이 구속되고, 국회의원 뱃지 여러개가 날아가게 된 동네가 바로 안성이다) 그중에서도 파인크리크는 오랫동안 명문으로 콧대를 세워왔던 곳이다. 임상하 씨와 Thomas Quinn (이 사람은 일본에서도 몇몇 골프장을 설계한 것으로 나오는데 구글링을 해봐도 도대체 원래 뭐하는 분인지 알 수가 없었다)의 설계로 만들어진 27홀 (파인/크리크/밸리) 코스인데 한때는 대한민국 10대 코스로 꼽히기도 했던 골프장이지만 모기업의 어려움으로 결국 퍼블릭이 되어버렸다. 폐쇄적인 회원제로 유지되던 시절에도 한두번 가본 것 같은데 당시의 기억은 전혀 없고, 연휴 첫 날에 어디 공이..

강원도 횡성의 산골짜기에 자리잡은 벨라스톤 컨트리클럽은 2011년에 퍼블릭으로 개장한 18홀 골프장으로 당시 국내에서는 최저비용, 최단시간에 만든 코스라고 소개되었다. 내 생각에는 대충 만들어서 돈이나 벌자 생각이었을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누가 설계했는지도 찾을 길이 없다 (구글링을 해보면 류창현 씨라는 분이 벨라스톤의 레이아웃 설계를 한 것으로 나온다). 아무튼 서울에서 좀 멀어서 그런지 싼 맛에 몇차례 갔던 곳이고, 그러나 코스만큼은 관리상태나 경치로나 불만이었던 적은 없었다. 제2 영동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입지인데 최근 몇번의 라운드가 비로 취소되어 몸이 근질근질했다. 이날도 부슬부슬 비가 내렸지만 평일의 골프는 어떤 코스에서라도 즐거운 법이다. 골프장에서의 최악도 직장에서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