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멀리 경남 진해의 바닷가 매립지에 만들어진 36홀 골프장인 아라미르는 류창현 씨의 설계인 일종의 링크스 코스인데 사실 별로 기대는 하지 않았다. 부산신항 공사로 나오는 흙이 매립된 지역이라고 하며, 한국인 설계자가 만든 링크스는 이제 우리나라에도 몇몇 생겼지만 경치만큼은 거기가 거기같이 비슷하고 평범하다. 아라 18홀과 미르 18홀인데 우리는 양쪽을 모두 돌아보고 싶었으나 부킹이 워낙 어려워서 간신히 아라코스만 치게 되었고, 이쪽이 3부를 운영하도록 라이트 설치가 된 쪽이라고 하니 관리상태도 기대를 접었다 (작년에 KPGA 대회를 유치했는데 미르코스에서 열렸다고 한다). 큰 규모의 클럽하우스와 시원하게 넓직한 시설은 맘에 들었다. 바글바글한 라커룸과 욕실의 탕에 물이 채워진 것을 보니 코로나도 끝물이다..

알펜시아의 45홀까지 포함하여 평창에 산다면 골프를 원없이 칠 환경이다 싶은데 버치힐도 인근의 용평 gc와 마찬가지로 용평리조트 (이번에 보니 이름이 발왕산 모나파크로 바뀐 모양)에 속한 18홀 회원제다. Ronald Fream이 설계해서 2004년에 개장했다고 하니 같은 산이긴 해도 코스의 조경이나 난이도는 (용평과 비교하면) 서원밸리와 아시아나 cc 정도의 차이가 난다. 나는 일박이일 패키지로 두어번 왔었는데 이번에는 오전에 일찍 귀경하려다가 마침 비어있는 티타임을 발견하고는 계획을 급변경해 새벽 운동을 한다. 시작하면서 코스를 바라보면 어제의 샌드파인과 마찬가지로 확실히 (Ronald Fream 특유의) 물결치는 페어웨이가 눈에 띈다. 치는 사람이야 욕이 나오건 말건간에 바둑판처럼 울퉁불퉁한 페어웨..

태백산맥 너머를 자주 가본 것은 아니지만 그쪽에 좋은 골프장들이 몇몇 있다는 얘기는 늘 듣곤 했었다. 그중에서도 으뜸이 강릉에 있는 샌드파인 골프클럽이라고들 했는데 근방의 메이플비치는 가보았지만 샌드파인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원제라고는 해도 몇년전까지는 부킹이 가능했어도 굳이 강릉까지? 그랬다가 요즘에는 아주 어려워진 모양이다. 이번에 일박이일 회의가 있어서 강릉을 가면서 혹시나 여기를 가볼 길이 있을까 백방으로 수소문했으나 도무지 길이 없어서 포기상태였는데 임박해서 누군가가 한자리 비는데 같이 치실래요 하길래 냉큼 끼어서 친다. 내가 돈이나 권력은 쌓지 못했어도 주변 사람들에게 밉보이지는 않게 살아왔구나 그런 흡족한 생각을 혼자 하면서 새벽의 고속도로를 달렸다. 한편으로는 내가 오전 8시의 티타임을 맞..

강원도 고성을 제외하면 아마도 북한에 가장 가까운 골프장이지 싶은데 철원에 가면 한탄강 cc라고, 귀뚜라미 보일러가 주인인 그럴싸한 18홀 퍼블릭이 있단다. 이름에서부터 십중팔구 문명과 동떨어진 시골이 연상되고, 한탄강을 내려다보는 몇몇 홀의 경치가 근사하다고들 했다. 설계자가 누구인지 확실하지는 않으나 권동영 아니면 임상하 씨라고 들은 것도 같다. 관리상태만 괜찮다면 가성비가 좋을 것인데 솔직히 강남쪽에서 가기에는 많이 멀어서 몇년전까지는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이제는 고속도로도 포천까지 뚫렸고, 어디 충주나 천안까지 가는 거리니까 해볼만하다 싶었다. 평일 오후에 시간이 비길래 어디 가자고 찾아보는데 (아마도 코로나 때문인지) 서울 근처에서는 가격은 둘째치고라도 부킹이 너무 어렵다. 그나마 2시경 티타임..

몇년전부터 꽤나 돈을 들여서 만든 코스가 퍼블릭으로 개장하는 사례가 잦은데 여기도 가평 마이다스의 소유주인 대교가 이천의 평야지대에 만든 소위 "명품 프리미엄" 퍼블릭 골프장이다. 뭐, 누구라도 자기 골프장이 최고라고 외치고 싶겠지만 지난 달에 다녀온 페럼클럽도 그랬고, 여기도 돈들인 보람이 있는 곳이다. 베어크리크 크리크 코스의 리노베이션으로 유명한 노준택 씨가 설계해서 2013년 가을에 이천 마이다스라는 이름으로 개장했는데 올림푸스, 타이탄, 마이다스 코스로 이루어진 27홀 골프장이고, 얼마전에 마이다스 레이크 이천으로 개명했다 (가평은 마이다스 밸리라는 원래 이름으로 돌아감). 나는 몇년전에 올림푸스/타이탄 코스를 돌았었고 (골프다이제스트 베스트코스에 올라있기로는 타이탄/올림푸스인데 이 순서로 도는..

제주도의 아덴힐 cc는 이국적인 경치에 어렵고 재미있는 코스지만 그 회사에서 안성의 마에스트로 부근에 만든 안성 아덴힐은 좀 기묘한 레이아웃으로 호불호가 크게 갈렸다. 하필이면 생긴 곳이 주변에 훌륭한 골프장들이 즐비한 지역이라 경영이 어려웠던지 몇년만에 매각되었는데 지금은 주인은 블루원 (=태영)이고, 이름도 루나힐스 안성으로 바뀌었다 (블루원 안성이 되지 않은 이유는 뭘까?). 개인적으로 두번다시 가볼 일이 있겠나 싶었던 골프장이었으나 부킹이 어려운 시절이라 가긴 가는데 주인이 바뀌었다니 좀 나아졌을라나 궁금해하며 간다. 참고로 여기는 설계자가 누구인지 밝히고있지 않은 18홀 퍼블릭이다. 언제나처럼 평일 오후의 티타임이라 차에서 김밥으로점심을 먹고는 오크힐 코스부터 시작한다. 오크힐/버치힐의 순서가 ..

단순히 지도상의 거리만 본다면 멀어보이지만 이제는 용인 시내를 거쳐갈 필요없이 중부고속도로 남이천 ic로 나가면 되기 때문에 많이 가까와진 써닝포인트. 행정구역상 용인시 처인구로 되어있지만 바로 윗쪽의 뉴스프링빌, 비에이비스타 등은 이천시에 속해있으니 서울에서는 더 먼 곳이다. 아마 대우조선인가 회사에서 만들어서 2012년에 개장한 퍼블릭 18홀인데 홈페이지를 봐도 설계자가 누구인지 확인이 되지 않으나 파 6 홀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그리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의 설계는 아닌 듯. 몇년전 우리는 그저 가깝고 싸다는 얘기만 듣고 부킹을 해서 갔는데 그리 나쁘지는 않은, 크게 특징적인 점은 없는 골프장인데 아무튼 파 6 홀이 있는 덕택에 파 73인 곳이다. 당시 내 느낌은 그저 길다, 무지하게 길어서 힘..

경춘권의 골프장들 중에는 가치에 비해 저평가되었다고 늘 생각하던 샤인데일 컨트리클럽을 다시 방문했는데 이번에는 후반에 레이크 코스를 돌았기에 글을 업데이트하기로 했다. 설악 ic로 나가기 때문에 서울에서 먼 거리는 아니지만 고속도로를 나와서도 험난한 산길을 20분이나 가야하고, 특히 주말이라면 귀가길이 교통지옥이기 때문에 자주 가게되지는 않았다. 샤인데일이 2015년 여름에 개장하던 당시에는 우리나라 골프업계 사정이 좋지 않아서 (회원권 분양이 어려워서) 회원제로 준비하다가 결국 퍼블릭이 되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신의 한수가 아니었나 싶다. 고급 골프장이지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모토로 문을 열었는데 실제로 가보면 돈들여 만든 느낌이 난다. 특히 골프장이 만들어진 위치가 천혜의 산중이어서 주변 능선의 ..

모처럼 경상북도까지 내려간 김에 김천의 포도 컨트리클럽에 들르기로 했다. 여기는 베네치아 cc라는 이름으로 2013년에 개장했다가 파산, 매각, 분쟁 등의 (흔한 스토리?) 과정을 거쳐 폐업까지 갔다가는 3년만에 새로 개장하면서 이름을 김천 포도 cc로 바꿨다고 한다. 이쪽 지역이 포도로 유명한지는 이번에 처음 알았으니 잘 지은 이름이긴 한데 가면서 듣자니 지금의 주인이 실크리버도 인수한 회사라고 해서 조금 걱정이 되었다. 충북의 명문 실크리버가 주인이 바뀌면서 (이름도 세레니티 cc로 바뀜) 9홀을 추가하였고, 많이 망가졌다는데 여기 포도 cc도 (자두) 9홀이 최근에 추가되어 27홀 골프장이 되었다고 들었기 때문. 원래의 18홀은 다빈치/폴로 코스로 불렀는데 지금은 샤인/포도/자두 코스. 아무튼 한번..

해남의 파인비치로 골프치러 내려가는 김에 근방에 새로 생겼다는 솔라시도 cc까지 가보기로 했다. 솔라시도라는 (어감이 참 좋은데 영어로는 Solaseado) 이름은 전라남도가 야심차게 기획한 도시계획의 타이틀인데 원래는 해남, 강진, 영암 등을 포함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였지만 지금까지 실현된 것은 아파트 조금하고 (영암의 사우스링스를 포함한) 골프장들밖에 없는 모양이다. 아무튼 가칭 파인레이크 cc로 David Dale 설계의 18홀이 만들어져 작년에 개장했는데 이제 솔라시도 cc라고 정식 개장한 상태다. 숙소인 목포 현대호텔에서도 가깝기 때문에 파인비치와 연계하여 패키지로 오면 딱인 입지다. 게다가 나름 어려웠던 파인비치에 비해 캐디 말로는 솔라시도가 넓고 짧아서 다들 좋아하신다고 하니 이틀간 강행군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