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음성에 건설공제조합이 만든 27홀 코스인데 2012년 개장이니 이제 막 십년인 골프장이다. 홈페이지에는 사랑/행복/나눔 코스라고 나와있고, Golfshot에서는 각각 Creek/Mountain/Lake라고 구분해놓았는데 나눔 (Lake) 코스는 원래 퍼블릭으로 조성했다고 해서 조금 짧고 어렵다. 나는 이번이 세번째 방문인데 서울에서 가기에 심리적으로 먼 위치이기도 하고, 가성비가 좋다고 소문나서 부킹이 어려운 탓도 있다. 2년전쯤에 사랑/나눔 코스로 돌았었고 이번에는 나눔/행복 코스다. 양용은 프로가 설계에 참여했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 능력이 되어서인지 개인적 친분으로 조금 도와준 건지 모르겠으나 시작할 당시의 모토가 "골프 대중화에 앞장서는 국내 최고의 명문" 골프장을 추구한다니 좀 앞뒤가 맞지 ..

제주도의 롯데 스카이힐 36홀 중에서 대중제로 운영되어 그린피도 몇만원 저렴한 18홀 조합이 포레스트/힐 코스인데 이제는 챌린지 코스로 불린다. 대회가 열리거나 하지는 않지만 이쪽이 더 아름답고 재미있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다. 어제 운동한 스카이/오션 (토너먼트) 코스와 마찬가지로 역시 Robert Trent Jones 주니어의 설계인 코스이고, 나도 작년에 왔던 당시에 이쪽이 더 맘에 들었으나 후반에 내린 비로 막판 몇홀을 돌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좋은 날씨로 기대에 찬 라운드다. 어제의 캐디에게 오늘은 대중제에서 친다고 했더니 그쪽이 훨씬 더 어려워요, 고생 좀 하실 거예요 식의 대답을 했다. 챌린지라는 이름을 그래서 붙였겠지만 내 경험상 RTJ 코스는 다 어려운 법이다. 아무튼 가뭄이 계속되는 ..

우리나라에서 골프장 순위를 매기면 늘 빠지지 않는 곳이 제주도의 스카이힐 골프장이고, (스폰서를 많이 하는 롯데 소유라서 그렇겠지만) 여기서는 매년 KLPGA 대회도 수차례씩 열린다. 그간 기회가 닿지 않았을 뿐 부킹이 어려운 곳은 아닌데 세간의 평은 좀 어려워서 호불호가 있다고 한다. 이해가 가는 것이, Robert Trent Jones 2세가 설계했고 Frank O'Dowd가 조형설계한, 골프장이기 때문이다. RTJ 코스라 상벌이 확실한 어려운 코스일테고, O'Dowd가 관여하면 예쁜 풍광이 된다. 대회가 주로 열리는 스카이/오션의 18홀이 회원제인데 올해부터는 이쪽을 토너먼트 코스로 부르기 시작했고, 대중제 포레스트/힐 코스의 조합을 이제는 챌린지 코스로 명명하였다. 양쪽 코스가 가격에서 약간 차이..

정말이지 경기도 안성에서부터 청주까지 산골에는 골프장이 너무너무 많아서 그렇게나 자주 갔어도 아직도 못가본 곳이 허다하다. 전에 어느분이 했던 얘기가 암으로 진단된 후에 인생관이 바뀌면서 충북 진천 정도에다가 집을 얻어 살면서 매일매일 골프만 친다고 했다. 병에 걸리는 것은 좀 그렇지만 나도 은퇴하면 그렇게 살고싶을 정도다. 천안과 청주 사이 정도에 위치한 떼제베 cc는 (무슨 생각으로 이름을 이렇게 지었을까 싶은데 영어로도 TGV 컨트리클럽이다) 일본인 사토 겐타로 (佐藤 謙太郎)의 설계로 1999년에 개장한 곳으로 27홀 코스에 퍼블릭 10홀이 추가로 딸려있던 대단위 골프장이다. 이 일본인 설계자는 국내에 양평 TPC와 남안동 cc (예전의 떼제베이스트)도 만들었는데 그의 회사는 특이하게도 한국어 홈..

아주 폐쇄적인 골프장은 아니지만 선뜻 재방문의 기회가 적었던 휘닉스 컨트리클럽을 몇년만에 다시 가보게 되었다. 쌩초보 시절에 고개를 저으며 돌아나왔던 곳이라 코스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어도 산세가 무척 아름다왔던 것은 생각난다. 아마 여기가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생긴 Jack Nicklaus 코스일 것인데 20년이 지나도록 리노베이션 한번도 없이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비회원은 부킹 자체가 힘들었다가 어떤 이유에선지 요즘 부킹사이트 등에 (착한 가격으로) 등장하고 있는데 덜컥 잡아놓고는 동반자 구하기에 애를 먹었다. 평창을 어떻게 당일치기로 가냐 너무 멀다는 이들에게 여주 어디쯤 가는 시간에다가 30분만 더하면 된다고 설득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그런데 정말로 (길만 막히지 않으면) 강남에서 두시간 ..

내 골프인생에서 (막 머리를 올리고, 대체 이렇게 힘들고 재미없는 운동을 뭐하러 하는 걸까 생각하던 시절에) 처음으로 골프장이라는 곳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구나 느꼈던 곳이 광릉 cc인데 이후 가봤을 때는 이거 골프장이 뭐가 이렇게 후졌냐 생각이 들어서 발길을 끊었었다. 십수년째 내리막길만 걷다가 주인이 바뀌고, 이름도 광릉포레스트에서 한림광릉으로 바꾸면서 좀 나아졌다는 소문이 들리길래 다시 가보기로 했는데 평일임에도 가격이 어마어마해서 이제는 비싸게 받을 자신감이 생겼을까 은근 기대도 했다. 포천가는 길목이긴 한데 막히는 진접을 지나가야해서 교통은 별로 좋은 편이 아니고, 다만 대로에서 바로 인접한 곳에 클럽하우스가 있다. 그래도 막상 골프장에 들어서면 다른 세상인 듯 조용하다. 개장일이 1997년이니까..

최근에 신문에서 읽었던 어느 서평에서 요즘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젊은이들에게 하는 조언들이 나왔다 (영화를 보지 않고 유튜브에서 요약설명만 보고마는 것처럼 책을 읽기보다는 서평을 보는 세상이다). 사회 초년생들에게 저자는 몇시에 만나기로 했으면 시간맞춰 나타나라, 도움을 받았으면 고맙다고 말해라 등의 설마 이런 것까지? 싶은 조언을 한다. 덧붙여서 좌절을 겪더라도 부모 탓을 하지 마라, 심지어는 직장에서 어려움이 있어도 부모님을 모셔오지는 말라는 얘기까지 한다. 설마 싶겠지만 이미 오래전에 비슷한 일을 경험했었는데 갓 들어온 후배에게 뭐라고 좀 했더니 몇일뒤 깔끔하게 차려입은 노신사가 직장으로 찾아와서는 우리 아이가 아직 부족하니 잘 부탁드린다며 고개를 숙인 일이 있었다. 이후의 사연을 다 말할 것은 ..

늘 동여주 cc (군 골프장이라 정확한 명칭은 체력단련장)와 헷갈리는 남여주 골프클럽은 최근까지도 추첨으로 티타임을 배정하던 (지금은 선착순) 퍼블릭 골프장인데 한때 우리나라에서 홀당 내장객이 가장 많다고 알려지기도 했었다. 설계자는 성치환 씨라고 하며, 마루/누리 코스의 18홀로 2000년에 개장했다가 가람 코스 9홀을 증설하여 지금은 27홀 골프장이다. 퍼블릭 코스들은 원래부터도 부킹이 로또 수준이었지만 코로나로 골프열기가 미쳐버린 요즘에는 가격마저도 회원제 뺨치게 올라버렸는데 그나마 남여주는 상대적으로 착한 가격을 유지한다 (덕택에 더더욱 티타임 잡기가 어려워졌다). 퍼블릭답게 매트에서 티샷을 하고, 그린도 느린 편이지만 전반적으로 크게 엉망인 구석이 없어서 부킹만 된다면 사양하지 않고 가볼만 하다..

대체 왜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서 지금껏 경상남도에서는 하루 이상을 자본 적이 없음) 어려서부터 "부곡하와이"라는 곳을 알고 있었고, 가본 적은 물론 없으나 뭔가 근사한 유원지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문득 궁금해져서 나무위키를 찾아보니 1972년에 경상남도 창녕에 온천이 발견되면서 대한민국 최초의 워터파크가 조성되었는데 이름을 하와이라고 지은 까닭은 모르겠으나 한때 대단한 인기 관광지였다가 결국 2017년에 폐업했다고 한다. 아무튼 여기에 18홀 회원제 골프장이 있는데 1991년에 개장했다니까 나름 오랜 전통의 회원제 부곡 컨트리클럽이다. 창원에서의 이틀째, 아무리 구글링을 해봐도 설계자를 찾을 수 없는 이 골프장을 부킹했다고 해서 나는 뭐 새로운 코스를 가보는구나 정도로 생각했지만 이..

저멀리 경남 진해의 바닷가 매립지에 만들어진 36홀 골프장인 아라미르는 류창현 씨의 설계인 일종의 링크스 코스인데 사실 별로 기대는 하지 않았다. 부산신항 공사로 나오는 흙이 매립된 지역이라고 하며, 한국인 설계자가 만든 링크스는 이제 우리나라에도 몇몇 생겼지만 경치만큼은 거기가 거기같이 비슷하고 평범하다. 아라 18홀과 미르 18홀인데 우리는 양쪽을 모두 돌아보고 싶었으나 부킹이 워낙 어려워서 간신히 아라코스만 치게 되었고, 이쪽이 3부를 운영하도록 라이트 설치가 된 쪽이라고 하니 관리상태도 기대를 접었다 (작년에 KPGA 대회를 유치했는데 미르코스에서 열렸다고 한다). 큰 규모의 클럽하우스와 시원하게 넓직한 시설은 맘에 들었다. 바글바글한 라커룸과 욕실의 탕에 물이 채워진 것을 보니 코로나도 끝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