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년쯤 전에 딱 한번만 가봤던, 그러나 당시의 강렬했던 인상이 지금껏 남아있는 Blissful Meadows 골프클럽을 드디어 재방문한다. 첫번째로 갔던 당시도 뉴잉글랜드의 단풍이 절정이던 늦가을 어느날이었고, 뉴욕에 다녀오던 길에 좋은 평가를 받던 이 골프장을 지나치게 되면서 즉흥적으로 들렀던 것인데 백돌이에게 가혹하게 어려웠지만 몇몇 홀에서 바라보았던 경치는 이후 내 기억에서 골프장 풍광의 기준처럼 자리잡았다. 보스턴에서는 차로 꽤나 가야하는 지역이라서 당시에는 다시 가볼 엄두가 나지 않았었고, 다만 보스턴 직항이 없던 시절에는 뉴욕 JFK 공항에 내려서 차로 올라가곤 했기 때문에 언제라도 기회가 생기겠거니 했었는데 대한항공 직항노선이 생기면서 그저 언젠가는 하며 추억으로만 남아있었다. 이번에 숙소를..

오전에 South 코스를 돌았고, 점심식사후 드디어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가장 어려운 골프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북코스를 돌아보기로 했다. 주지하다시피 이쪽은 Geoffrey Cornish와 Bill Robinson 씨의 설계로 1965년에 추가된 18홀인데 오래전에 몇차례 오긴 했었으나 코스에 대한 기억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1995년에는 US 아마추어 퍼블릭 링크스 대회도 개최했으니 뻔하게 쉬운 골프장은 아니겠구나 생각할 뿐이다. 아무튼 프로샵에서 리플레이 요금을 문의했는데 오전보다는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Teeoff.com에서 보니까 카트포함 핫딜이 있어서 이걸로 할께요 했더니 그 액수로 받겠습니다 훈훈한 분위기였다. 북코스는 시작하는 1번 홀부터 페어웨이의 상태가 남코스보다 좋아보였다..

내가 보스턴에서 살면서 처음 골프를 시작했던 십여년쯤 전에 한국인 프로가 있어서 한인회 신문 등에 레슨 광고도 올라오곤 했었던 Stow Acres를 다시 가본다. 남북 코스가 18홀씩, 총 36홀인 퍼블릭인데 US 아마추어 퍼블릭 링크스 (USGA가 1922년부터 개최하던 이 대회는 2014년을 끝으로 중단되었다고) 등이 열렸던 북코스를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가장 어렵다고들 했었다. 십여년전의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면, 역사와 전통의 클럽임에도 당시에는 골프가 미국에서 몰락하던 시절이라 코스의 상태가 엉망이었는데 대신에 가격이 매우 저렴한 펀이었다. 남코스가 북코스에 비해 저렴했었기 때문에 평일 오전에 혼자 가곤 했고, 남쪽을 치고나서 프로샵으로 다시 가면 저렴한 리플레이 요금으로 북코스를 치게 해주었다...

올해는 미국이나 유럽 등지보다 주로 일본으로 골프치러 다녔는데 저렴한 그린피와 오가는 번거로움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었다. 주말에 일본을 다녀오자면 하루 정도만 휴가를 내고 가능하기 때문에 자주 가게될 수밖에 없었는데 그래도 역시 내가 골프를 처음 시작한, 그리고 가장 많이 다녔던 뉴잉글랜드 지역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쳐서 다시 떠난다. 대한항공의 보스턴 직항이 오전에 떨어지고, 입국수속과 렌트카 등을 마치면 오후 12시경. 피곤한 몸이라도 어디서든 18홀을 칠 수 있는 상황이라 꼭 다시 와보고 싶었던 Shining Rock 골프클럽으로 간다. 몇년만에 왔지만 인당 100불이나 받아서 예전에도 이렇게 비쌌나 싶었다. 여기가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독특한 설계에 산악지형 타겟골프의 전형이라서 그랬을 것이다...

미국에서 (비회원 부킹을 받지 않는) 회원제 컨트리클럽 경험으로는 이번이 십여년만에 처음이다. 샌디에고 북쪽의 부촌인 란초산타페 지역에는 몇년전에 파 3 골프장인 Lomas Santa Fe Executive 코스를 방문한 적이 있었고, 주변으로 괜찮은 프라이빗 클럽들이 넘쳐난다는 것은 알았지만 회원의 초대가 없으면 들어가보지도 못하는 곳들이었다. 우연히 만난 지인이 미국으로 이민가서는 이쪽 동네에 살면서 여기 회원이라는 얘기를 들었고, 부킹을 부탁해서 이루어진 라운드인데 가격은 싸지 않을테지만 자주 생기는 기회가 아니다. 지인은 골프를 치지 않아도 가족과 함께 수영장이나 승마, 테니스 등을 이용한다고 하며, 컨트리클럽 안에 Ted Robinson 설계의 27홀 골프장이 딸려있는 식이다. 승마 얘기가 나와..

San Bernadino 카운티에서의 두번째 라운드는 오전의 Shandin Hills에서 5분이면 가는 Arrowhead 골프클럽이다. 여기도 몇년전까지는 회원제 골프장이었는데 몇년사이 퍼블릭 부킹을 받게 바뀌었고, 가격도 주말 오후에 50불 정도다. 골프장은 1927년에 개장했고 (컨트리클럽은 1924년이라니까 딱 백년이다), William P. Bell 설계인 코스인데 구글맵 등에서 찾아보면 직사각형 공간에다가 18개의 홀을 우겨넣은 모양새다. 우리나라에도 전남 어딘가에 이렇게 축구장같은 골프장이 있다고 하던데 Arrowhead는 그래도 안으로 들어가면 직선으로 홀들이 만들어져 있고, 네모난 터에다 만들었기 때문에 중간에 주택가가 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전 라운드가 살짝 밀렸기 때문에 부랴부랴 이동..

여러번 적는 이야기지만 이번에 굳이 LA에서도 동쪽으로 한시간반을 가야하는 모레노밸리 지역에 숙소를 잡은 이유는 덜 붐비고, 좀 저렴한 골프장들을 가볼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리버사이드 카운티에는 예전에 가본 코스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Oak Quarry나 Hidden Valley 등을 (이번에는 잔디가 초록인 봄날에) 다시 방문했고, 조금 더 가서 샌버나디노 카운티까지도 가본다. Shandin Hills 골프클럽은 Cary Bickler의 설계로 1985년에 개장했다는데 지금은 주말 오전에 60불 정도로 칠 수 있는 퍼블릭이 되었다. 대단한 역사나 디자인 철학이 담긴 골프장은 아니어도 로칼들의 훼이보릿 퍼블릭 코스라고 한다. 이름에 "Hills"가 들어있으니 평평한 코스는 아닐 것..

오랜만의 미국행이지만 코로나가 창궐하기 전에는 캘리포니아 쪽으로도 매년 두세번씩 오곤 했었다. 세상이 코로나 전후로 크게 바뀌었지만 특히 여행업계나 골프는 (좋은 쪽으로든 나빠진 쪽으로든) 엄청난 변화가 있었는데 그나마 조금씩이라도 정상을 찾아가는 모양이지만 결코 이전의 자유롭고 저렴한 시절은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 이번에 모레노벨리 지역으로 숙소를 잡은 이유는 몇년전의 경험으로 LA 동쪽에 한두시간만 가면 아직 저렴하고 좋은 골프장들이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코로나 격리가 마악 끝난 당시에도 원래의 목적지는 팜스프링스 지역이었으나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올라버린 그린피에 놀라서 가는 도중에 여기에 멈췄었다. 모레노밸리는 LA에서 팜스프링스로 가는 중간쯤에 위치한 도시로, 다른 일로는 와볼 일이 ..

몇년전 Moreno Valley 인근을 지나갈 때 이 골프장을 멀찍이서 보았는데 꽤나 좋아보여서 찾아보니 역시나 회원제라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숙소를 우선 정하고 주변에서 부킹할 골프장을 찾다보니까 Golfnow 등에 여기가 나오는데 그사이 세미프라이빗으로 변해서 일부 티타임을 내놓은 모양이었다. 1968년에 Olin Dutra 설계로 문을 열었던 18홀 코스이고, 한때는 대회도 종종 개최했다는데 캘리포니아 고교생 챔피언십이 열렸을 때 타이거 우즈가 우승했다는 사연도 있다. 이제 백불 정도의 가격으로 홈페이지에서나 Golfnow 등의 앱으로 부킹이 가능해져서 가보는데 코스의 상태는 살짝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몇일간 비가 내린 직후라서 잔디가 좋아보였고, 좀 쌀쌀한 날씨였다. 토요일 오전임에도 ..

이번 캘리포니아 골프여행에서 가장 기대한 코스인데 몇년전에 한번 가보고는 제대로 돈값을 하는구나 흡족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도 백불 정도였는데 지금도 비슷한 가격이라서 당시에는 비싸도 좋은 골프장, 지금같으면 가성비 짱인 골프장이 되겠다. 몇년전 모 골프사이트 포럼에서 "Inland Empire 지역에서 골프를 좀 쳐보려고 합니다" 질문에 달린 댓글에서 그러면 Oak Quarry가 짱이죠, 그밖에 Oak Valley나 Goose Creek 정도도 괜찮아요, 뭐 그런 얘기를 보았기에 이쪽으로 올 기회가 생기면 근방으로 숙소를 잡았었고, 덕분에 리버사이드 카운티에서 수많은 골프장을 가보았다. 이곳의 정식 명칭은 Landmark at Oak Quarry 골프클럽이고 (Landmark는 미국 서부에서 여러 퍼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