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 한참을 올라가는 Sonoma 카운티의 해변가에 있는 이 골프장은 실은 숙소에서도 거의 두시간은 운전하는 거리라서 (100마일) 고려하지 않았다가 골프여행에 대한 생각이 좀 바뀐 탓에 고른 곳이다. 전에는 일출부터 일몰까지 죽어라 쳤었지만 슬슬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고, 한국에서도 두시간 정도의 운전은 큰 부담이 아니었기에 (그래도 두시간이면 저어기 아랫쪽의 페블비치까지도 갈만한 거리이긴 하다) 느즈막히 아침을 호텔에서 먹고 하루에 18홀만 치자는 생각으로 잡았다. Robert Trent Jones 2세의 설계인 18홀인데 이름에서처럼 바닷바람을 그대로 맞아가며 운동하는 링크스 코스다. Teeoff.com에서 프로모션을 찾아서 주말임에도 $42을 냈으니 바닷가 골프장 치고는..

여기도 듣자하니 20세기말에 골프장 건설붐의 끝물에 편승하여 만들어졌다가 죽을 쑤는 코스라고 하던데 (어째 우리나라 얘기같음) 막상 만들어놓고 보니까 경제침체와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아무튼 캘리포니아에서도 최근에 문을 연 골프장인데 그럭저럭 괜찮다는 평을 듣는 곳이다. J. Michael Poellot이 설계하여 2000년에 개장했다는데 이 사람은 산호세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설계가이지만 일본과 중국을 비롯해 상당히 많은 골프장을 만들었던 사람이다. 아무튼 인터넷에서 평을 찾아보면 대개 "재미있는 코스지만 가뭄 탓에 잔디상태는 별로라는" 식이었다. 이름에서 연상되듯 여기는 원래 목장이었던 모양이다. 티박스에도 말발굽을 꼽아놓았고, 주변에는 아직도 소나 말을 키우는 목초지들이 많다. 우리에..

오전에는 Bayonet, 오후에는 Black Horse다. 36홀인 이 골프장에서는 여기가 더 나중에 만들어진 18홀이고, 세간의 평도 Black Horse 코스가 더 낫다고 하지만 오전의 Bayonet 라운드가 워낙 행복했기 때문에 여기서 더 나아질 수가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할 정도였다. 가격은 두 코스가 모두 $88인데 정가는 $160 정도니까 가치에 비해 싸게 치는 골프다. 오후가 되면서 (간간히 소나기같은 가랑비가 흩뿌리긴 했지만) 날이 화창해져서 골프장도 북적거리는데 스타터 할아버지에게 갔더니 다시 올 줄 알았다고, 여기까지 와서 18홀만 치고 떠날 리가 없다며 농담을 한다.그런데 다들 Black Horse가 Bayonet보다 낫다고 하던데 그보다 두 코스는 완전히 분위기가 달랐다. 나무도 적고..

페블비치까지는 아니더라도 샌프란시스코 남쪽에는 늘 칭송받는 골프장들이 몇군데 있는데 Half Moon Bay나 Pasatiempo 말고도 여기 Bayonet/Black Horse 골프클럽이 그렇다. 이름처럼 Bayonet 18홀과 Black Horse 18홀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리는 하루에 양쪽을 모두 돌아볼 작정으로 오전에는 Bayonet, 오후는 Black Horse 코스로 부킹하고 떠났다. 홈페이지의 정가는 18홀에 $140이고, 36홀 패키지가 인당 $185인데 Golfnow에서는 $85씩에 부킹이 가능했으므로 합하면 36홀에 $170이다. 여기도 원래는 Fort Ord 군부대 골프장이었다가 일반에 개방된 역사가 있는 곳으로, 원래 설계자는 Robert MacLure 장군이었는데 슬라이스가 심한 ..

원래 이날 오전에는 골프칠 계획이 없었는데 어제 조인했던 로칼 할아버지와 대화하다가 이 골프장에 대해 물었더니 글렌이글스는 아마 가보면 텅텅 비어있을 거라고 해서 흥미가 생겼다. 위치는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다운타운에서 약간 남쪽이지만 주택가가 즐비한 지역에) 있고, 맥라렌 공원에 딸린 이 9홀 골프장에 사람이 없다니 믿어지지가 않았다. 시립이기 때문에 주민이라면 가격도 저렴할 것인데 아무리 관리상태가 후지더라도 연습삼아, 운동삼아 나오는 이들이 꽤 있을 것이었다. 이 골프장은 Jack Fleming 설계로 60년대에 개장했다가 2010년에는 George Waters가 리노베이션을 했고, 9홀 코스지만 제대로 된 정규코스라서 전후반 다른 티박스를 쓰면 6,400야드의 18홀이 된다. 아무튼 호텔에서 아침..

이러다가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골프장을 다 돌아볼 기세인데 방문할 기회가 잦고, 직항 항공편이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을 타면 (겨울철에는) 오전 9시 30분에 도착하기 때문에 시차적응을 핑계로 근처 어딘가에서 18홀을 돌자면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Crystal Springs다. 지금에야 여기가 동네 퍼블릭이지만 애초에는 William Herbert Fowler가 설계해서 1924년에 문을 열었던 왕년의 명문이다. 이 사람은 19세기 말에 유명했던 영국의 크리켓 선수이자 은행가라고 하는데 골프선수로도 활약하면서 영국과 미국에 꽤나 유명한 코스들을 여럿 만들었다 (Presidio를 만들었고, 페블비치를 최종적으로 리모델링한 사람임). 나는 작년에 혼자서 왔다가 비가 세차게 오는 ..

강원도 문막에 있는 오크밸리 얘기가 아닌 줄은 아시겠지만 이 이름이 골프장의 명칭으로 생각보다 흔한 모양인지 구글에서 "Oak Valley golf" 까지만 쳐도 전세계에 여러개의 홈페이지가 나온다. 리버사이드 카운티에서는 손꼽히는 퍼블릭이라고 들었으나 굳이 가볼 위치는 아닌데 오전에 Westin Mission Hills (Gary Player 코스)에서의 라운드가 일찌감치 끝난 김에 방문하게 되었다. 원래 미션힐스 리조트에서는 하루 무제한골프 바우처로 36홀을 돌 예정이었으나 오전 10시반에 첫번째 라운드가 끝나버렸고, 오후에는 1시반에나 티오프가 가능하다고 해서 그러면 어디 딴데를 가야지 하니까 이 이름이 바로 떠올랐다. 골프장 인근까지 와서는 서브웨이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우고서는 12시가 약간 넘은..

팜스프링스 초입에 있는 대규모 리조트인 웨스틴 미션힐스인데 작년에 가서는 Pete Dye 코스만 친 것이 못내 아쉬웠던 차에 underpar.com에서 무제한 골프 인당 $80 바우처를 발견하고는 냉큼 구입했다. 작년에는 18홀을 치는데 핫딜로 용케 $82 티타임을 잡았다고 좋아했었으나 이번에는 반값으로 36홀을 치는 것이다. Pete Dye야 원래부터 코스를 어렵게 만들기로 유명했지만 작년의 기억으로는 (아마도 리조트 코스라서 그랬는지) 그다지 어렵지 않았었는데 Gary Player 시그너처 코스는 어떨까 은근 흥분되는 상태였다. 그의 코스를 많이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대개 드라마틱한 경치에 정확한 샷을 요구하는 타겟골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더구나 이번에는 날씨도 도와줘서 좀 춥긴 하지만 적어도 비는..

골프장 천지인 소위 Inland Empire에서 어디를 갈까 고민한 내 기준은 이랬다. 일단 18홀에 파 70 이상인 정규홀 코스라야 하고, 너무 뻔한 싸구려 muni는 피해야했고, 카트포함 그린피가 $50을 넘지 않아야 했다. 까다로운 것 같지만 이 기준으로도 이쪽 동네에는 그래도 가볼만한 코스들이 넘쳐나서 오히려 고민이었다. 내 짧은 미국 생활에서 얻은 교훈은 이 나라에는 비싸면 비싼 만큼 좋고, 싸면 보통 후졌는데 비싸지만 잘 찾아보면 할인받을 기회도 가끔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먼저 골프예약 사이트 몇군데를 둘러보고는 핫딜이나 프로모션 요금이 나온 코스를 먼저 예약하고, 나머지는 가서 대충 결정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하루쯤은 (예외로) 좋은 코스를 가봤으면 했고, 어차피 일요일에는 다 비싸니까 팜..

뭔가 굉장히 가성비가 떨어지는 미국 방문이다 싶은데 일요일 비행기로 (그것도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을 정가로 끊어서) 미국 LA까지 와서는 두어시간 회의를 하고, 밤에는 David Gilmour 콘서트를 봤으며, 호텔에서 하루 자고는 귀국하는 일정인 것이다. 그나마 LA에서 돌아오는 항공편이 밤늦게 있으니까 36홀 정도는 가능하겠다 싶어서 골프채를 짊어지고 온 것이다. LA 부근에는 마땅한 골프장도 잘 모르겠고, 비록 월요일 오전이지만 붐빌 걱정에 동쪽으로 한시간 정도를 달려서 소위 Inland Empire라고 불리는 Riverside 카운티의 골프장을 물색했다. 어차피 혼자니까 대충 가볼만한 코스를 정해서 무작정 가서 칠 계획이었다. 그리하여 오전에 Hidden Valley에서의 라운드가 끝나니까 아직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