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에 조호바루와 일본을 다녀온 후, 비교적 따뜻한 날씨에 국내에서도 두어번 정도는 라운드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중순부터 눈이 내리며 매섭게 추워져서 내가 취소를 고민하지 않아도 골프장 측에서 휴장입니다 문자를 보내주었고, 미끄러운 도로를 운전하다가 날씨와 도로상황이 궁금해 틀어본 TBS 등의 라디오에서는 내내 정치 얘기만 흘러나올 뿐이었다. 아아, 이게 나라냐... 다시 어디라도 더운 동네로 가서 땀을 흘리고싶다 생각하며 동남아 항공편을 살펴보았는데 눈을 의심할 정도로 비싸져버린 항공권에 그나마도 거의 매진이었다. 코로나 이후의 첫번째 성수기라 그러려니 하면서 아무튼 나와 비슷하게 추운 대한민국의 겨울을 욕하던 몇몇과 단톡방에서 입씨름한 끝에 오랜만에 다시 찾은 태국. 운이 좋게도 마..

오전에 Allamanda 코스에서의 만족스런 라운드를 마치고는 한식당에서 점심식사. 클럽하우스 2층에는 연이라는 이름의 식당이 있는데 이곳을 통한 패키지가 있어서 팜리조트에는 장박하는 한국인들이 많다. 오후의 라운드를 어디서 하나 잠시 고민하다가 그래도 예전에 전반 9홀만 치고 중단했었던 Melati로 가기로 했다. 이쪽 코스에는 (Cempaka 코스도 마찬가지지만) 페어웨이로 카트가 들어가기 때문에 덜 피곤할 것이나 Melati 코스는 전반 이후에 클럽하우스로 돌아오는 식이 아니라 18번까지 원웨이 진행이기 때문에 호불호가 있다고 한다. 시작하는 1번 홀부터 시원스런 경치가 다른 코스들과 마찬가지로 펼쳐지는데 갈수록 산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라 색다르다. 동남아가 아니라 어디 강원도라도 온 느낌인데 산세..

기록을 찾아보니 내가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에 처음 와봤던 것이 코로나 이전의 겨울이었고, 당시에는 매년이라도 오리라 했었지만 결국 몇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당시 만났던, 현지에서 투어를 운영하던 이** 프로는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버텼나 싶게 그대로라서 반가왔다. 이번에도 3일간의 짧은 일정이고, 오래된 기억에도 좋았던 Palm Resort를 재방문. 팜리조트는 3개의 18홀 코스와 숙박시설 등이 포함된 대단지 골프리조트인데 설계자는 Ronald Fream과 Hiromasa Inagawa라는 이들이다. 예전에 왔을 때는 무슨 KLPGA 루키 대회가 Allamanda 코스에서 열리고 있어서 오전에는 Cempaka 코스를, 오후에 Melati 코스를 돌았는데 (너무 덥고 힘들어서) Melati는 전반 9홀만..

탄종푸트리 골프리조트에서의 오후 라운드는 Village 코스로 간다. 여기가 재미있는 것이, Plantation 코스와 다른 두 대중제 (B, C) 코스들은 다른 클럽하우스를 쓸 뿐만 아니라 좀 멀리 떨어져있다. 확실히 수준이 떨어져보이는 건물과 카트였는데 골프장이 위치한 Pasir Gudang 지역이 공장과 정유시설이 즐비한 공업지대라서 이쪽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코스의 이름에서 연상되듯이 이 지역은 팜유 농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숙소가 위치하던 곳이라고 한다). 주차장도 스타트 광장이랑 공유하는 모양이니 차를 세우고 백을 내리면 바로 출발할 수 있는 구조. 저렴한 가격에 골퍼들도 별로 없어서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그런데 이쪽의 경치가 1번 홀부터 상당하게 보였다. Plantation 코스가 ..

3일간의 조호바루 여행에서 두번째 날은 싱가포르 국경에서 가까운 탄종푸트리 골프리조트에서 보냈다. 여기도 18홀 코스가 세개나 되는 대규모 골프장인데 Max Wexler의 설계로 1992년에 Plantation 코스가 개장하였고, 몇년뒤에 Akira Mamiya가 설계한 Village 코스와 Straits 코스가 이어서 문을 열었다. Plantation 코스를 회원제, 또는 A 코스로 부르는 모양이었고, 다른 두 대중제 코스들과는 (상당히 떨어진) 다른 클럽하우스를 쓴다. 그런데 여전히 손님은 별로 없는 모양이어서 우리의 앞으로나 뒤로도 거의 다른 팀을 만나지 못했다. 캐디가 없고, 카트가 페어웨이로 들어가지 못한다.회원제답게 페어웨이의 관리상태나 풍광이 좋아보였는데 특히 버뮤다 잔디가 깔린 그린이 매우..

이번에 미국에서 골프장 부킹을 (예전 생각만 하고) 너무 쉽게 생각하다보니 그냥 전날 저녁쯤에 근처의 골프장을 물색하거나 워크인으로 운동하기에는 힘든 상황으로 변했더라. 어디라고 할 것도 없이 오전 티타임은 거의 빈 자리가 없었고, 가격도 많이 올랐다. 뮤리에타 시에 있는 란초캘리포니아에는 몇년전에 20불 정도의 프로모션 요금으로 쳤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는 거의 세배 가격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 여기가 꽤나 아름답고 좋은 골프장이었던 기억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Robert Trent Jones 주니어가 설계한 골프장들이 많이 있지만 여기는 (아버지) RTJ가 디자인한 18홀 골프장으로, 주소마저도 Robert Trent Jones Parkway에 있다. 한때는 SCGA (남가주..

몇년전에 왔다가 (남부 캘리포니아답지 않게) 폭우가 쏟아져서 뒤돌아서야 했었던 The Links at Summerly를 당시 가격의 거의 세배인 오십몇불을 지불하고 플레이했다. 이 골프장은 Cal Olson이 설계한 18홀 퍼블릭이며, 이 설계자는 우리나라에도 뉴스프링빌 등에 참여한 바가 있다. 이름부터가 링크스여서 평평하고 심심한 경치라서 맨날 산악지형 골프장만 다니던 우리에게는 좀 낯설면서 심심하다. 여기도 경기에 영향받아 부침이 많았던 골프장인데 몇년간 문을 닫았던 시절도 있었고, Links Championship at Summerly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적도 있었으나 지금은 다시 링크스 앳 써멀리가 되었다. 2천년대 초반의 활황기에 대규모 주택단지와 함께 기획되었으나 하필이면 골프장이 문을 연 시..

몇일간 함께 고생한 동반자들이 힘들어하는 내색이어서 이날은 18홀만 치자, 대신에 약간 비싸더라도 좋은 곳으로 가자 합의를 보았다. 바로 떠오른 곳이 여기였는데 동반자들중 한명과 몇년전에 왔다가 세찬 비바람으로 중단한 적이 있었던 코스였기 때문. 이름에서부터 미국 인디언의 느낌이 나는 이 골프장은 원래는 남가주 PGA 협회 (SCPGA)의 홈코스였던 시절도 있고, 한때는 한국인 소유인 적도 있었다는데 결국은 근방에서 Cabazon 카지노를 운영하는 모롱고 부족이 인수해서 (골프장으로 가는 길에 Morongo 인디언 보호구역이 있음) 지금의 이름인 Morongo Golf Club at Tukwet Canyon이 되었다고 한다. 캘리포니아에서 인디언 부족이 소유한 카지노 골프장은 Journey at Pech..

우리는 오전에 Chino Creek 18홀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가서는 (한국에서 싸온) 전투식량 비빔밥 조리를 시작했다. 음식이 익어가는 십여분동안 나는 다시 프로샵으로 들어가서 오후를 준비하기로 했는데 주지하다시피 여기는 36홀 골프장이기 때문에 다른 코스인 Butterfield Stage에서 오후에 리플레이 가격을 물었다. 그런데 프로샵의 직원은 내 말을 듣자 은근 당황하는 눈치. 자기들끼리 뭐라뭐라 얘기하더니 인당 20불씩 내라고 하는데 아싸 생각보다 싸구나 지불하고 나와서 생각해보니 여기는 그냥 아무 말없이 1번 홀로 가서 다시 쳐도 되는 분위기의 골프장이었다. 20불 날린 건가? 하면서도 정직하게 살아야지 그렇게 위로하며 아무도 없는 골프장 앞을 가로질러 Butterfield Stage에서 오후..

LA 동부의 부촌들 중에 하나인 Chino Hills 근방에 있는 (다만 코스가 위치한 Chino 시는 좀 험해보였음) 36홀 골프장인 El Prado는 위치상으로도 그렇고 가성비로도 나름 한국인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라고 한다. 1975년에 Harry와 David Rainville 설계로 문을 열었고 (우리나라에도 캐슬파인과 블루헤런이 David Rainville 설계의 골프장들), Chino Creek 코스의 18홀과 Butterfield Stage라고 이름붙은 18홀이 있다. 여기를 굳이 오기로 한 이유는 36홀 골프장이기 때문이었고, (카트 포함) 그린피 40불은 예전에 비해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 가격이 정가일 것이고, 코로나 이전에 흔했던 프로모션이나 핫딜이 많이 없어진 것이 비싸게 느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