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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개장 백주년을 기념하는 라운드. 여기는 정말로 숨겨진 보석같은 골프장인데 미국에 살던 시절에는 주로 추운 겨울에 갔었다. Hingham이라는 지역은 눈이 적게 내리는지 온동네 골프장들이 폐장하는 겨울철에도 여기는 문을 열었어서 자주 갔었는데 날이 좋아지면 가격이 좀 올라가기도 했고, 여기가 보스턴에서 남쪽으로 거의 한시간을 내려가야했기 때문에 초록색 잔디를 밟았던 기억은 별로 없다. Wayne Stiles와 John Van Kleek의 설계로 1922년에 개장했다는데 같은 설계자들이 만든 Putterham 골프장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되고, 실은 코스의 아름다움이나 재미는 훨씬 뛰어나다. 회원제로 개장했지만 지금은 시립 퍼블릭인데 여전히 고급스런 클럽하우스와 수영장, 테니스장까지 남아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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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한국에서만 골프치기가 어려워졌나 했더니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평일에는 (어떻게 망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한산하던 동네 퍼블릭 골프장들도 티타임 잡기가 힘들어졌고, 나처럼 혼자서 가자면 부킹없이 무작정 워크인으로 혼자서든 아니면 다른 팀에 조인해서라도 칠 수가 있었는데 그것도 어려워졌다. 몇몇 주변의 골프장에서 풀부킹입니다라던가 outing이 예약되어있다고 뺀치를 맞다가 아예 멀리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여기까지 왔다. 보스턴에서 거의 50마일을 달려야 도착하는 Bellingham이라는 곳까지 왔는데 도무지 골프장이 있을만한 지역은 아니지만 몇년전까지 보스턴에 살던 시절에는 싼맛에 몇번 왔었던 골프장이다. Maplegate 컨트리클럽은 Phil Wogan과 Leonord French의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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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스턴에 살던 시절에도 이 골프장, Norwood 컨트리클럽이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워낙 평이 나쁜 곳이어서 와본 적이 없었다. 가본 사람들의 말로는 맨땅같은 페어웨이에 배수가 나빠서 끔찍하다고들 했다. 이 골프장은 Frank Simoni라는 (이 이름은 Brookmeadow 컨트리클럽의 소개에도 나오는데 아마 거기도 Sam Mitchell 설계일 것이다) 동네 땅부자가 Sam Mitchell을 설계자로 고용해서 만들었다는데 5,630야드의 파 71 코스다. 이날은 원래 골프가 계획에 없었는데 오후에 서너시간이 비는 바람에 근처에 사람이 적을법한 골프장을 찾아서 온 것이었다. 막상 와보니 평일 오후가 무색하게 붐볐는데 (드라이빙 레인지에는 심지어 기다리는 사람들도 보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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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ㅋㅋ 감개무량하게도 2년여의 코로나 시국을 견뎌내고 다시 미국 땅을 밟았다. 격리는 없어졌어도 오며가며 코를 쑤셔야하는 수고로움이 여전해서 고민을 했지만 이제 더는 못참겠다며 보스턴에서의 회의에 참석하기로 한 것이다. 짧은 일정이지만 중간에 어디라도 호텔에서 가까운 골프장을 가보리라 생각했었고, 보스턴의 5월초는 여전히 쌀쌀하기 때문에 좋은 곳을 굳이 갈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여기가 떠올랐다. 보스턴에서 북서쪽으로 30분 정도 거리인 Sandy Burr 컨트리클럽은 이번이 두번째이자 십년만의 방문인데 이쪽에 살던 당시에 이웃들과의 라운드에서 생애 첫번째 샷이글을 하고는 기념라운드를 빙자하여 왔었다. 게다가 Donald Ross가 설계하여 1922년에 개장한 역사적인 골프장이니 (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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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부터 꽤나 돈을 들여서 만든 코스가 퍼블릭으로 개장하는 사례가 잦은데 여기도 가평 마이다스의 소유주인 대교가 이천의 평야지대에 만든 소위 "명품 프리미엄" 퍼블릭 골프장이다. 뭐, 누구라도 자기 골프장이 최고라고 외치고 싶겠지만 지난 달에 다녀온 페럼클럽도 그랬고, 여기도 돈들인 보람이 있는 곳이다. 베어크리크 크리크 코스의 리노베이션으로 유명한 노준택 씨가 설계해서 2013년 가을에 이천 마이다스라는 이름으로 개장했는데 올림푸스, 타이탄, 마이다스 코스로 이루어진 27홀 골프장이고, 얼마전에 마이다스 레이크 이천으로 개명했다 (가평은 마이다스 밸리라는 원래 이름으로 돌아감). 나는 몇년전에 올림푸스/타이탄 코스를 돌았었고 (골프다이제스트 베스트코스에 올라있기로는 타이탄/올림푸스인데 이 순서로 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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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아덴힐 cc는 이국적인 경치에 어렵고 재미있는 코스지만 그 회사에서 안성의 마에스트로 부근에 만든 안성 아덴힐은 좀 기묘한 레이아웃으로 호불호가 크게 갈렸다. 하필이면 생긴 곳이 주변에 훌륭한 골프장들이 즐비한 지역이라 경영이 어려웠던지 몇년만에 매각되었는데 지금은 주인은 블루원 (=태영)이고, 이름도 루나힐스 안성으로 바뀌었다 (블루원 안성이 되지 않은 이유는 뭘까?). 개인적으로 두번다시 가볼 일이 있겠나 싶었던 골프장이었으나 부킹이 어려운 시절이라 가긴 가는데 주인이 바뀌었다니 좀 나아졌을라나 궁금해하며 간다. 참고로 여기는 설계자가 누구인지 밝히고있지 않은 18홀 퍼블릭이다. 언제나처럼 평일 오후의 티타임이라 차에서 김밥으로점심을 먹고는 오크힐 코스부터 시작한다. 오크힐/버치힐의 순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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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지도상의 거리만 본다면 멀어보이지만 이제는 용인 시내를 거쳐갈 필요없이 중부고속도로 남이천 ic로 나가면 되기 때문에 많이 가까와진 써닝포인트. 행정구역상 용인시 처인구로 되어있지만 바로 윗쪽의 뉴스프링빌, 비에이비스타 등은 이천시에 속해있으니 서울에서는 더 먼 곳이다. 아마 대우조선인가 회사에서 만들어서 2012년에 개장한 퍼블릭 18홀인데 홈페이지를 봐도 설계자가 누구인지 확인이 되지 않으나 파 6 홀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그리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의 설계는 아닌 듯. 몇년전 우리는 그저 가깝고 싸다는 얘기만 듣고 부킹을 해서 갔는데 그리 나쁘지는 않은, 크게 특징적인 점은 없는 골프장인데 아무튼 파 6 홀이 있는 덕택에 파 73인 곳이다. 당시 내 느낌은 그저 길다, 무지하게 길어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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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춘권의 골프장들 중에는 가치에 비해 저평가되었다고 늘 생각하던 샤인데일 컨트리클럽을 다시 방문했는데 이번에는 후반에 레이크 코스를 돌았기에 글을 업데이트하기로 했다. 설악 ic로 나가기 때문에 서울에서 먼 거리는 아니지만 고속도로를 나와서도 험난한 산길을 20분이나 가야하고, 특히 주말이라면 귀가길이 교통지옥이기 때문에 자주 가게되지는 않았다. 샤인데일이 2015년 여름에 개장하던 당시에는 우리나라 골프업계 사정이 좋지 않아서 (회원권 분양이 어려워서) 회원제로 준비하다가 결국 퍼블릭이 되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신의 한수가 아니었나 싶다. 고급 골프장이지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모토로 문을 열었는데 실제로 가보면 돈들여 만든 느낌이 난다. 특히 골프장이 만들어진 위치가 천혜의 산중이어서 주변 능선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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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경상북도까지 내려간 김에 김천의 포도 컨트리클럽에 들르기로 했다. 여기는 베네치아 cc라는 이름으로 2013년에 개장했다가 파산, 매각, 분쟁 등의 (흔한 스토리?) 과정을 거쳐 폐업까지 갔다가는 3년만에 새로 개장하면서 이름을 김천 포도 cc로 바꿨다고 한다. 이쪽 지역이 포도로 유명한지는 이번에 처음 알았으니 잘 지은 이름이긴 한데 가면서 듣자니 지금의 주인이 실크리버도 인수한 회사라고 해서 조금 걱정이 되었다. 충북의 명문 실크리버가 주인이 바뀌면서 (이름도 세레니티 cc로 바뀜) 9홀을 추가하였고, 많이 망가졌다는데 여기 포도 cc도 (자두) 9홀이 최근에 추가되어 27홀 골프장이 되었다고 들었기 때문. 원래의 18홀은 다빈치/폴로 코스로 불렀는데 지금은 샤인/포도/자두 코스. 아무튼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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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의 파인비치로 골프치러 내려가는 김에 근방에 새로 생겼다는 솔라시도 cc까지 가보기로 했다. 솔라시도라는 (어감이 참 좋은데 영어로는 Solaseado) 이름은 전라남도가 야심차게 기획한 도시계획의 타이틀인데 원래는 해남, 강진, 영암 등을 포함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였지만 지금까지 실현된 것은 아파트 조금하고 (영암의 사우스링스를 포함한) 골프장들밖에 없는 모양이다. 아무튼 가칭 파인레이크 cc로 David Dale 설계의 18홀이 만들어져 작년에 개장했는데 이제 솔라시도 cc라고 정식 개장한 상태다. 숙소인 목포 현대호텔에서도 가깝기 때문에 파인비치와 연계하여 패키지로 오면 딱인 입지다. 게다가 나름 어려웠던 파인비치에 비해 캐디 말로는 솔라시도가 넓고 짧아서 다들 좋아하신다고 하니 이틀간 강행군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