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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골프장들 중에서 오래전부터 가장 궁금했던 곳이 제피로스 골프클럽이었는데 이름을 그린필드 컨트리클럽으로 바꾼 이후에나 가보게 되었다. 제주시에서 매우 가깝고, 2006년에 개장한 18홀 골프장이라 인기가 없을 수가 없겠던데 제피로스를 가봤다는 사람치고 좋게 말하는 적이 없었고, 심지어는 여행사를 통해 부킹하는 상황에서도 제피로스로 잡아주세요 하면 네에? 대체 왜요? 후회하실텐데요, 그런 대답도 들은 적이 있었다. 얼마나 개판이길래 현지인도 에이전시도 혹평일색일까 오히려 궁금해졌던 것이다. 재작년엔가 이름이 바뀌었는데 그린필드라는 이름은 (제피로스에 비해) 좀 평범하다. 뭐가 좋아졌는지 몰라도 가격은 확실히 올라서 주변 골프장들 수준이 되었길래 오히려 이제는 가봐도 되겠지 심정으로 부킹을 했다.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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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지명을 선점하였던 골프장들이 (고리타분한 인상에서 벗어나고싶었는지) 이상한 외국어 이름으로 개명하는 경우가 있어서 개인적으로 안타까운데 우리나라 골프사를 논하자면 빠질 수 없는 제주 컨트리클럽도 올해부터 The Siena cc로 바뀌었다. 역사와 전통을 부정하고 싶었는지 그간의 부정적인 평가를 쇄신하려는 의도였던지 아무튼 그 지역을 대표하는 이름을 선뜻 던져버리는 모양새가 아쉽다. 그런데 나는 지금껏 제주 cc를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 판단할 수가 없고, 주변에서 거기는 가면 안돼 그딴 소리는 작년까지 많이 들었으므로 이름도 바꿨는데 나빠졌겠냐 더 좋아졌겠거니 하면서 간다. 주지하다시피 여기는 연덕춘 씨의 설계로 1966년에 개장했다가 수차례 망했다가 다시 열었다가를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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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의 크리스탈밸리는 여전히 회원제로 유지되는 모양인데 거기 주인이었던 세란병원이 충북 진천에다가 만들어서 2010년에 개장한 크리스탈카운티는 시작부터 퍼블릭이었다. David Dale의 골프플랜과 더림골프디자인의 임상신 씨가 설계했다고 하며, 긴 전장과 좁은 페어웨이로 난이도가 있었지만 주변의 경치가 아름다와서 한때 지스윙이라는 스크린골프장 광고에서 김수미 씨가 캐디로 출연했던 cf를 여기서 찍기도 했다. 아무튼 지금은 (수많은) 골프존카운티 골프장의 하나가 되었으며, 원화랑/원낭자 코스의 18홀이다. 지금의 원화랑이 예전에는 크리스탈 코스였고, 원낭자가 카운티 코스였으니 원화랑/원낭자의 순서가 설계자의 의도라고 본다. 몇년전에 가본 기억으로는 길면서 어려웠었고, 티샷이 부담스러우나 그린으로 가면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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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역사의 덕평 컨트리클럽이 주인이 몇차례 바뀌더니 지금은 에이치원 (H1) 클럽이 되었다. 나는 덕평힐뷰 시절에도, SG 덕평이던 때에도 여러번 가보았었고, H1이 된 이후에도 (지인 중에 회원이 계셔서) 종종 가는 곳이다. 호반건설이 인수하면서 이름만 바뀐 것이 아니라 처음 몇달간은 문을 닫고 코스를 고쳤다고 하며, 올봄까지는 클럽하우스와 주차장의 공사로 어수선하기도 했다. 숏홀이 파 4가 되고, 파 4가 롱홀이 되는 식의 변화가 생기면서 golfshot 등의 앱은 무용지물이 되었는데 리노베이션을 누가 주도했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원래의 설계자는 베어크리크 등을 만든 장정원 씨다. 코로나 탓을 하지 않더라도 에이치원이 되면서 가격도 한층 업그레이드가 되었다 (평일에 그린피 몇만원으로 쳤던 기억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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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그룹 계열인 골프장으로는 리베라, 그린힐 등이 있는데 그 모체가 되는 회원제가 안성의 신안 컨트리클럽이다. 위치가 좋고, 내 주변에도 회원들이 많아서 자주 가봤을 것도 같지만 의외로 초록의 잔디를 밟아본 기억이 별로 없으니 회원권이 부킹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시대라 그렇다. 신안 cc는 임상하 씨의 설계로 1995년에 개장한 27홀 골프장이며, 오렌지 코스가 지금도 9홀 두바퀴인 퍼블릭이라 회원을 통해 잡으면 토마토/애플 코스로 돈다 (예전에는 마운틴/레이크 식으로 불렀다고 한다). 회원권이 할인쿠폰 정도의 역할밖에 못하는 곳이라 그런가 퍼블릭인 오렌지 코스도 나름 인기가 좋다고 하며, 추가로 파 3 연습장도 딸려있다고 한다. 오래된 수도권 골프장들이 다 그렇지만 여기도 평평하고 넓직하며 투그린을 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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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이 곤지암에다가 만들어서 1987년에 개장한 중부 컨트리클럽은 비록 소위 말하는 "곤지암 3인방"에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역사가 있는 명문 골프장이다. 안양 cc 등을 설계한 바 있는 일본인 미야자와 조헤이 (宮澤長平)와 장정원 씨가 만든 18홀 회원제 코스인데 골프장들이 어려웠던 몇년전에는 퍼블릭 부킹도 종종 가능했었지만 코로나 이후로는 가볼 기회가 없었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이날은 제주도에서 공을 치고있어야하는데 일행중에 코로나 확진자가 생겨서 취소하고는 급히 부킹을 수배해서 가게 되었다. 몇일째 연속으로 골프치는 시절이라 차라리 잘되었다 싶기도 했고, 부킹이 어려운 중부 cc를 마침 회원과 연결된 것도 다행이었다. 몇년전 처음 갔을 때의 기억은 별로 없는데 Golfshot의 스코어카드를 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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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국립공원 안에다가 만들어놓은 골프장이라는데 덕유산 산자락의 꽤나 고지대에 (해발 900미터래나?) Arnold Palmer 설계로 만들어진 18홀 코스다. 처음 주인이었던 쌍방울이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최초로 사계절 대규모 리조트로 조성하였고, 1997년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골프장은 무주 cc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졌는데 주인이 대한전선으로 바뀐 2005년에야 정식으로 개장했다고 한다. 지금의 주인인 부영건설이 골프장의 명칭을 덕유산 컨트리클럽으로 바꾸었는데 아무튼 무주구천동과 덕유산 국립공원에 인접한 코스임에는 변함이 없다. 산악 골프장이야 원래 우리나라에는 흔하니까 그런가보다 싶지만 역시 국립공원답게 경치가 서울 경기 지역의 산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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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에 건설공제조합이 만든 27홀 코스인데 2012년 개장이니 이제 막 십년인 골프장이다. 홈페이지에는 사랑/행복/나눔 코스라고 나와있고, Golfshot에서는 각각 Creek/Mountain/Lake라고 구분해놓았는데 나눔 (Lake) 코스는 원래 퍼블릭으로 조성했다고 해서 조금 짧고 어렵다. 나는 이번이 세번째 방문인데 서울에서 가기에 심리적으로 먼 위치이기도 하고, 가성비가 좋다고 소문나서 부킹이 어려운 탓도 있다. 2년전쯤에 사랑/나눔 코스로 돌았었고 이번에는 나눔/행복 코스다. 양용은 프로가 설계에 참여했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 능력이 되어서인지 개인적 친분으로 조금 도와준 건지 모르겠으나 시작할 당시의 모토가 "골프 대중화에 앞장서는 국내 최고의 명문" 골프장을 추구한다니 좀 앞뒤가 맞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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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롯데 스카이힐 36홀 중에서 대중제로 운영되어 그린피도 몇만원 저렴한 18홀 조합이 포레스트/힐 코스인데 이제는 챌린지 코스로 불린다. 대회가 열리거나 하지는 않지만 이쪽이 더 아름답고 재미있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다. 어제 운동한 스카이/오션 (토너먼트) 코스와 마찬가지로 역시 Robert Trent Jones 주니어의 설계인 코스이고, 나도 작년에 왔던 당시에 이쪽이 더 맘에 들었으나 후반에 내린 비로 막판 몇홀을 돌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좋은 날씨로 기대에 찬 라운드다. 어제의 캐디에게 오늘은 대중제에서 친다고 했더니 그쪽이 훨씬 더 어려워요, 고생 좀 하실 거예요 식의 대답을 했다. 챌린지라는 이름을 그래서 붙였겠지만 내 경험상 RTJ 코스는 다 어려운 법이다. 아무튼 가뭄이 계속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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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골프장 순위를 매기면 늘 빠지지 않는 곳이 제주도의 스카이힐 골프장이고, (스폰서를 많이 하는 롯데 소유라서 그렇겠지만) 여기서는 매년 KLPGA 대회도 수차례씩 열린다. 그간 기회가 닿지 않았을 뿐 부킹이 어려운 곳은 아닌데 세간의 평은 좀 어려워서 호불호가 있다고 한다. 이해가 가는 것이, Robert Trent Jones 2세가 설계했고 Frank O'Dowd가 조형설계한, 골프장이기 때문이다. RTJ 코스라 상벌이 확실한 어려운 코스일테고, O'Dowd가 관여하면 예쁜 풍광이 된다. 대회가 주로 열리는 스카이/오션의 18홀이 회원제인데 올해부터는 이쪽을 토너먼트 코스로 부르기 시작했고, 대중제 포레스트/힐 코스의 조합을 이제는 챌린지 코스로 명명하였다. 양쪽 코스가 가격에서 약간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