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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횡성이지만 거의 원주라고 봐도 무방할 지역에 성우 오스타 cc로 개장했던 이 골프장은 Robert Trent Jones 2세가 설계한 36홀 코스다. 이름이야 지금은 웰리힐리 컨트리클럽이 되었으나 코스는 그대로여서 (홈페이지의 소개에 따르면) 울창한 자연림을 따라 이어지는 북코스, 산자락으로 둘러싸여 웅장한 분지 형태의 남코스라고 한다. 대충 아주 어려운 북쪽, 그리고 거기보다 더 어려운 남쪽이라고 이해하시면 된다. 아웃/인으로 나뉘어진 남코스에 비해 북코스는 원웨이 진행이다. 지도에서 보면, 산의 능선을 따라 한바퀴 도는 형식이라 마치 캘리포니아의 Morongo Golf Club at Tukwet Canyon 비슷하다. 요새는 길이 좋아져서 여기도 당일치기로 충분히 다녀올 거리가 되긴 했는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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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는 편안하다고, 저기는 어렵다고들 얘기하지만 대체 골프장이라는 체육시설은 난이도에 대한 기준이 없다. 대개 18개의 홀에 파 72를 맞추면 되고, USGA 등에서 slope/rating 시스템으로 난이도를 평가해놓긴 하지만 만드는 사람 맘인 것이다. 나같은 아마추어에게는 흔히 스코어 잘나오는 코스가 좋은 골프장이지, 그렇게 얘기를 하겠지만 네모반듯 평평하다고 버디나 파의 연속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설계하는 입장에서도 난감할 것이, 제각각의 입지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살리면서도 적당하게 도전적인 동시에 흥미를 잃어버리지 않을 (골프장의 주된 고객은 아마추어지 프로가 아니다) 디자인을 만들어내야하는 것이다. 어떤 골프장이든 직원이 친절해서, 가격이 싸서 (혹은 비싸서), 관리상태가 좋아서 (혹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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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반년전이지만 다사다난했던 2020년의 마지막 라운드를 여기서 했었고, 나름 괜찮다고 느껴서 잔디가 푸르른 시절에 다시 오리라 했던 일레븐 컨트리클럽이다. 뜻하지 않게 골프붐을 맞이하여 작년에 급히 개장한 골프장들중에는 올데이나 샴발라처럼 준비가 부족하게 서둘렀구나 싶은 곳들도 있었는데 그래도 일레븐 cc는 나쁘지 않았다. 충주로 내려가다가 감곡 ic를 나가서 금방인 일레븐 cc는 처음에 멀리서 클럽하우스를 바라보면서 저기는 아마 회장님 집이겠구나 했을 정도로 아담하고 예뻤다. 입구에는 골프텔도 있었고, 작년말에는 눈이 많이 내린 상황에서도 페어웨이와 그린의 눈을 열심히 치워놓았어서 관리도 열심으로 보였다. 마운틴/파크 코스인 18홀에 드래곤 엔지니어링에서 설계했다고 한다. 5월말에 가보니 지난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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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생각하면 이상한 일이지만 내가 제주도에서 가장 많이 가본 골프장이 나인브릿지인데 지인 중에 회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주공항에서 중문으로 향하는 도로를 타고 달리다가 나인브릿지 이정표에서 좌회전하면 먼저 우측에 아덴힐이 나오고 (여기도 좋은 골프장임), 조금 더 가면 좌측에 타미우스 골프장이 보인다. 늘 한번 저기도 가봐야지 했었던 것이, 예전에 청주 그랜드 cc에 대한 어느 기사에서 설계자인 가토 슌스케 (加藤俊輔) 선생이 한국에 골프장을 두개 만들었는데 하나는 언급하기에도 좀 창피하게 졸작이라 제주도에 로드랜드 cc는 신경을 많이 썼다는 식으로 얘기한 글을 읽었기 때문이다 (노파심에서 굳이 첨언하자면 나는 청주 그랜드 cc도 좋아한다). 로드랜드 cc가 나중에 이름을 타미우스 cc로 바꾸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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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에 엘리시안 제주에서 대중제인 캄포/오션 코스를 돌았고, 점심식사후 회원제 파인/레이크를 플레이했다. 주지하다시피 이쪽 코스에서는 KLPGA 대회가 매년 열렸고, TV에서 볼때는 많이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으나 대중제보다 조금 길 뿐 실제로는 편안하다고들 한다. 여러 매체에서 극찬을 받았던 레이크 6번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파 5 홀로 꼽히기도 한단다. 이쪽도 설계자는 송호 씨라고 하며, 어디선가 그의 대표작이라고 칭하는 글을 읽었었다. 제주도는 늘 날씨가 걱정인데 다행히 화창한 날이었지만 오후가 되면서 바람이 좀 분다. 파인 코스로 시작하니까 오전의 캄포 코스에 비해서는 살짝 드라마틱하고 어렵게 보이는데 뭍에서 워낙 산악지형에 익숙하다보니 그래도 평이하게 보였다. 파인 5번의 그린 뒷편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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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초부터 해외를 나가보지 못했는데 그래도 제주도라도 갈 수 있으니 다행한 일이다. 12월에 2박 3일로 다녀왔던 팀 그대로 내년에도 날이 풀리면 꼭 다시 옵시다 했었는데 그냥 해본 말들이 아니었다. 다들 2월부터 언제 주도에 다시 가냐고 성화였던 것이다. 그런데 작년부터 제주도 골프는 항공편보다 골프장 부킹이 더 난제가 되었다. 휴일을 낀 5월이라 어찌 보면 최고의 성수기인데 그래도 지인의 도움으로 몇몇 골프장을 방문하게 되었다. 첫날 36홀을 부킹한 엘리시안 제주는 송호 씨가 디자인한 골프장인데 KLPGA 대회가 열리는 레이크/파인 코스가 회원제, 캄포/오션 코스가 대중제라고 하나 어차피 비회원인 우리에게는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LG와 GS가 다른 회사인 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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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예전에 (잔디가 누럴 때) 가보았지만 별로였어서 다시 가고싶지 않던 골프장의 업데이트. 우리나라 골프장들을 다녀보니까 최근 진정한 골프 8학군은 충북 음성, 진천 등에 걸친 동네가 아닐까 싶다. 용인 끝자락이나 안성, 이천, 충주 등까지를 아우르면 정말 골프장 천지에다가 충청북도로 넘어가면 그린피도 착해진다 (게다가 용인 골프장을 갈 시간에 한 30분만 더 가면 웬만한 골프장에 도착할 수 있다). 충북 진천에 히든밸리라는 퍼블릭 27홀 골프장이 있는데 KLPGA 히든밸리 오픈도 몇년동안 했던 것을 보면 그리 나쁜 골프장은 아닐 것이지만 처음 여기를 가본 것이 2017년 겨울인데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 히든/밸리/스카이 이렇게 9홀씩으로 되어있는데 관리상태와 경치는 꽤 좋았으나 좀 심하게...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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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olf Club이라니... 대단한 자신감이 엿보이는 이름이면서 도대체 지금까지 이 이름을 내건 골프장이 국내에 없었다는 것도 신기하다. 미국에는 오하이오주에 The Golf Club이 있고, 내가 잠시 살았던 매사추세츠 Putterham 골프장 옆에 (그 유명한) The Country Club이 있긴 했는데 아무튼 좋은 이름이지만 이게 도대체 어디에 있는 컨트리클럽인지 감은 잘 오지 않는다. 경상남도 울주군에 스타스콥 cc라는 이름으로 9홀 퍼블릭을 운영하다가 18홀로 확장하면서 이렇게 이름을 붙였다고 하며, 설계를 권동영 씨가 했는데 홈페이지의 코스 소개란에 가면 그의 약력이 자랑스럽게 적혀있으니 이래저래 기대를 많이 했다. 나는 권동영이라는 이름이 관여한 코스를 좋아하기도 하고, 골프장 명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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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부여라는 곳을 내가 가볼 일이 평생에 있겠냐마는 골프장 때문에 가본다. 백제 cc는 2008년에 문을 연 대중제 골프장인데 사비/웅진 코스의 18홀로 운영되다가 2016년에 한성 코스를 추가하여 총 27홀이다. 누가 설계했는지 찾다보니 세림골프CM에서 만들었다고 어느 기사에 나와있었는데 그렇다면 임충호 씨가 만든 것이다. 이분이 만든 다른 골프장으로는 스카이밸리나 로얄포레가 있는데, 전반적으로는 어렵지 않으면서 뜬금없이 아주 어려운 홀들이 튀어나와서 나름 고민해서 공략하게 만드는 식이었다. 우리는 토요일에 백제 cc를 치고, 일요일에는 클럽디 금강을 가는 스케줄이어서 첫날은 그저 (내려가는 길에) 워밍업 정도로 잡은 것인데 비록 오전에 비가 와서 살짝 쌀쌀했으나 우리가 돈 웅진/사비 코스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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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천/부천 인근에 서식하던 당시에는 어떤 골프장보다도 가까운 곳이 여기였다. 안산의, 음산한 공장지대를 지나가면 바로 골프장 입구가 나오는데 막상 들어가보면 아기자기한 정원같은 27홀이 펼쳐진다. 돈많은 재일교포들의 국내 투자를 유치하도록 정책이 돌아가던 시절에 김학영 씨의 설계로 개장했는데 전형적인 일본풍 파크코스로 아기자기하고 스코어가 좋은 골프장으로 유명하다. 내 직장에서 한때 회원대우 부킹을 해주곤 했었는데 지금은 비회원이 티타임을 얻기가 매우 힘들기에 기회가 생기면 무조건 가야하는 곳이다. 이날 우리는 중/동 코스의 18홀을 돌았는데 아마도 이게 원래의 회원제였을 것이다. 넓직하고 길지 않아서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날이라면 파를 잡기가 어렵지 않은 코스인데 많지도 않은 벙커가 (나같은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