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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가지말라고 말리는 용인 컨트리클럽이지만 수도권의 골프장을 거의 모두 가본 입장에서는 달랑 한두개가 아직도 (못가본 채로) 남아있다는 사실이 내내 마음에 걸려서 한번쯤은 가보기로 했다. 실은, 골프장 그린피가 미친듯이 올라간 요즘에도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솔깃했는데 얼마나 후지길래 이렇게 싸냐 싶을 수준이었다. 용인이라는 지명을 선점했으니 상당히 오래되었을 줄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생긴지 십수년밖에 되지 않았고, 이인환 씨가 설계한 18홀 퍼블릭이다. (수도권 최악이라는) 용인 cc에 대한 악평들은 대개 좁고, 관리상태가 시원찮고, 많이 밀린다는 (혹은 소떼몰이하듯 빠른 진행) 정도로 정리되는데 대중제 골프장임을 고려해서 기대수준을 낮추면 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간다. 그리고, 영 아니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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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가볼 일이 없었던 스카이 72를 최근 몇차례나 다시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대한민국 퍼블릭 골프장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이 골프장은 인천공항과의 부지반납 분쟁으로 작년부터 시끄러웠는데 관리가 그래서 엉망이다, 직원들이 뒤숭숭해서 불친절해졌다 등등 소문이 돌지만 아무튼 막상 가보면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북적거리고 활기가 넘친다. 스카이 72의 4개 코스중에 개인적으로 최고의 경험은 클럽하우스도 따로 쓰고, 벤트그라스 페어웨이에다가, 공항가는 고속도로에서 보이니까 지나갈 때마다 공치고싶다 생각이 들었던 하늘코스였지만 골프코스의 측면에서는 다들 오션코스를 더 쳐주는 모양이던데 Tom Peck이 설계한 어려운 골프장이라 LPGA 대회나 SK 텔레콤 오픈같은 시합도 여기서 더 많이 열렸다. 주말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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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서쪽에 있으니 서서울이겠는데 정확하게는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 또는 벽제 용미리라고 부르는 지역에 있는 18홀 회원제 골프장이다. 몇년전에 호반건설이 인수했지만 원래 주인은 지역에 땅이 많았던 모 문중이라고 하는데 첩첩산중에 당시에는 (묘지로나 쓸까) 골프장 아니면 개발의 여지라고는 전혀 없었을 입지다 (지금은 주변에 집이며 공장이며 많이 들어서서 진입로부터 매우 혼잡하다). 부근의 서울한양이나 뉴코리아에 비해 산악지형이라 살짝 어렵다고들 하는 이 골프장의 설계자는 일본인 사토 겐타로 (佐藤謙太郎) 씨다. 떼제베나 양평 TPC 등 우리나라에도 여러 코스를 만든 사람이고, 아마 지금도 동남아와 중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모양이다. 아무튼 자주 가게되는 골프장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간절하게 바라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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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골프장이 생길 터가 남아있나 싶은 (그러나 지도를 찾아보면 거의 서울만한 크기인) 용인시 처인구에 작년 가을에 개장한 18홀 퍼블릭인데 여러모로 관심을 끌었던 곳이라 언제 가보나 했었다. David Dale이 설계했다니 시각적으로 예사롭지 않을 것 같았고, 카트에 에어콘을 설치했다는 소문도 들었으나 가격이 아무래도 부담스러웠다. 이날도 매달 만나는 동기들과 충청도 어디쯤으로 싼 그린피를 찾아나설 생각이었는데 한 명이 왜그렇게 멀리 가냐고 하는 바람에 급히 바꿨다. 은화삼과 해솔리아를 지나는 (교통이 막히는) 위치라서 주말이면 접근성이 충청도와 별반 차이나지 않을 것인데 아무튼 처음 가보는 골프장은 늘 설렌다. 반면, 주말 오전에 경기도 골프장이니 비쌀 요소는 다 갖추기는 했어도 그린피에 밥먹고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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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cc는 입지상 종종 가봤던 곳이긴 한데 사진을 열심히 찍기 시작한 이후로는 좀 뜸했던 이유가 한동안 새로운 코스만 찾아다니던 탓이다. 그중 서코스는 추운 작년 12월에 가서는 눈위에서 공을 굴렸었는데 이후 몇차례 동코스를 가볼 기회가 생겨서 업데이트한다 (한여름 라운드는 더위에 지치긴 하지만 사진빨은 가장 좋다). 여기는 김명길 씨와 미야자와 조헤이 (宮澤長平)의 설계로 개장한 36홀이고, 보훈처가 주인이라서 한때 동코스를 호국/보훈 코스로 부르기도 했으나 지금은 다시 동코스다 (다른 18홀인 나라/사랑 코스가 지금의 서코스임). 양쪽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동코스가 약간 더 길고, 고저차가 있다. 이날 우리처럼 10번부터 시작하면 비교적 평지라서 다들 인코스부터 도는 것을 좋아한다는데 나는 평평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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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몽베르의 36홀 중에서 쁘렝땅/에떼 코스의 조합을 예전에는 북코스라고 불렀고, 지금도 회원제 18홀로 운영되고 있어서 (퍼블릭 부킹은 양쪽 모두 가능은 함) 남코스인 오똔/이베르 코스보다 몇만원 비싸고 부킹도 어렵다. 좋은 골프장인줄은 익히 알고있지만 서울에서 가자면 여전히 먼데다가 티타임을 잡기가 어려웠던 곳인데 한여름 혹서기에 마침 기회가 생겼다. 코로나 거리두기 4단계로 오후에는 2인 플레이만 가능해지면서 취소팀이 많이 나온 것인지 3부 첫팀을 잡을 수 있었고, 진행이 막힐 상황이 아니라서 해가 지기 전에 끝낼 수 있지 싶었다. 몽베르는 임상하 씨와 Desmond Muirhead가 설계한 코스인데 2002년 장마와 산사태로 코스가 엉망이 된 후에 권동영 씨가 리노베이션을 했다고 한다. 내가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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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더 먼저 생겼긴 하지만) 여주 360도 cc 바로 옆에 있는 골프장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블루헤런을 만들었던 David Rainville의 설계로 2004년에 개장했고, 처음의 주인이었던 회사가 블루헤런도 잠시나마 소유했었다고 한다 (구력이 상당한 지인의 말씀으로는 한솔그룹에서 클럽 700을 인수했다가 나중에 하이트진로에 팔면서 이름을 블루헤런으로 바꾼 거라고 하더라). 지도에서 보면 360도보다 두배의 면적에 양잔디를 깔았던 18홀이니 좋은 코스가 분명한데 입지의 문제인지 주변 골프장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탓인지 주중 그린피가 경기도에서는 아마 가장 저렴할 것이다. 나는 수차례 (비록 잔디가 시원찮은 4월이나 11월에 방문하였었지만) 여길 가봤는데, 옆에 있는 360도 cc가 어려운 코스라고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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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작년과 올해는 어떤가 모르겠지만 몇년전까지 세계적으로 골프의 불황기였는데도 우리나라에서만큼은 계속 새로운 골프장이 개장하고 있었다. 여기는 이천의 롯데아울렛 인근에 만들어진 27홀 골프장인데 한창 건설중이던 시절에는 하모니 cc라는 가칭을 쓰다가 결국 이런 이름으로 2020년에 개장했다. 개장 초기인 작년 5월에 가보고는 좀 실망했었는데 이후에 다녀온 분들이 다들 괜찮다고 해서 이후로도 몇차례 더 갔었다. 처음에는 잔디상태가 별로였고 (막 문을 연 시기였으니 이해는 한다), 이후에 몇번 더 가봤어도 그저 그랬는데 그래도 더크로스비 (The Crosby) 골프클럽에 기대를 접지 않았던 이유는 울산의 보라 cc와 같은 회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캘리포니아에도 The Crosby라는 회원제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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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한두번씩은 왔었던 강원도 홍천의 힐드로사이를 다시 방문했다. 여기는 처음에 역삼동의 스포월드가 만들었던가 했을 것인데 여기저기 팔리다가 몇년전에 (최근 여주의 36홀 스카이밸리를 인수하기도 한)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인가 하는 단체가 주인이 되었다 (요즘의 골프붐을 생각하면 거의 횡재라고 생각된다). 소유권에 부침이 있었어도 늘 수준급의 코스를 유지하던 곳인데 그나마 이제는 완전한 퍼블릭이 되었으니 부킹도 한층 더 쉬워졌다. 실은, 이날 경기도의 다른 골프장의 오후 티타임으로 부킹했으나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면서 오후 5시반까지는 18홀을 마쳐야한다기에 수도권이 아닌 골프장으로 급히 변경한 것이다. 강원도 홍천이긴 한데 경기도와 거의 접해있는 지역이라 양평쪽 골프장이나 비슷한 거리다 (한편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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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해슬리 나인브릿지와 비교되던 명문 회원제 블랙스톤 이천이었는데 나날이 쇠락의 길을 걷는 모양세였다 (자매 구장인 제주도의 블랙스톤도 비슷했다). 몇년전부터 퍼블릭 부킹을 일부 허용하면서 그랬는데 최근 다시 좋아지고 있는 골프장이다 (제주 블랙스톤도 한동안 안가봤지만 최근 다녀온 이의 말에 의하면 관리상태가 다시 좋아졌다고 한다). 제주도와 마찬가지로 여기도 Brian Costello 설계인데 하도 어렵다고 소문난 코스지만 RTJ 등이 참여한 코스들과는 결이 다르게 어렵다. 영동고속도로 여주 ic를 나가 한참을 내려가야하는데 금요일 오후라 부지런히 일과를 마치고 떠났어도 한시간 반이나 걸려버렸다. 거리두기 4단계 탓에 티타임을 좀 앞당겼더니 식사도 미처 못하고 땡볕 아래로 나가게 되었다. 정식 명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