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턴에서 서쪽으로 한시간 정도의 거리에는 숨은 보석같은 골프장들이 널려있다. 골프잡지나 언론에서 칭송받는 코스도 아니고 아는 사람만 가는 곳이지만 그러니까 "숨은" 보석이다. 짧은 경험으로는 그중에서 옥석을 가리기 힘들지만 블랙스톤 협곡에 자리잡은 (실은 이 지역은 미국 역사에서 꽤나 중요한 지역이어서 국립공원이기도 한데 블랙스톤 리버밸리의 역사적 의미는 위키피디아 참조) Blackstone National도 최고 골프장들 중에 하나다. Rees Jones가 깊은 산속에 설계하였고, 잘 관리되고 고급스러운 이 골프장을 $50-60 정도에 칠 수 있다면 한시간 정도의 운전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서너번쯤 가보았던 기억인데 언제 다시 보스턴을 방문하게 되면 꼭 가볼 생각을 하고 있다. Rees Jo..

평생에 다시 와볼 일이 없을 동네에 있는 골프장이지만 오전에 Crumpin-Fox를 돌고서 주변에 어디 괜찮은 곳이 있나 찾다가 무작정 온 곳이다. 구글맵을 켜고, 경로상에서 온전한 18홀에 티타임이 열려있는 곳을 찾다보니 여기가 적당해 보였다. 카트를 포함해서 인당 25불이니까 거의 공짜로 치는 수준이었지만 클럽하우스 벽에 "hidden gem"이라고 써붙인 것이 자화자찬만은 아닐 정도로 어렵고 재미있는 코스였다. 물론 잔디의 상태는 싸구려답게 거칠었고, 덜덜거리는 카트에 울퉁불퉁한 카트길은 저렴한 가격으로도 용서가 안될 수준으로 후졌다. 그래도 디자인과 그린의 상태만 보면 여느 명문 코스에 비할 수준이었다. 여기는 원래 Donald Ross가 9홀을 설계해서 1929년에 개장했고, 1965년에 Geo..

매사추세츠주에 다시 온다면 꼭 다시 플레이해보리라 염두에 두고있었던 Crumpin-Fox 골프장에 다시 왔다. 여기는 (회원제를 빼고) 매사추세츠주 골프장 순위를 매기면 늘 최상위에서 벗어나지 않는 곳인데 보스턴에서 멀다는 (그래봐야 차로 두시간 거리지만) 이유로 가격도 착하다. 설계자가 Roger Rulewich인데 이 사람은 Robert Trent Jones 밑에서 실무를 담당하던 분으로 실은 이 설계자의 집이 바로 인근에 있다고 한다. 자기가 태어나서 살던 동네에 골프장을 의뢰받았으니 적당히 만들었을 리가 없는 것이다. 골프장의 이름은 원래 땅의 주인이었던 Crump & Fox soda company에서 따온 것인데 이 소다회사가 Roger Rulewich에게 의뢰해서 9홀 코스를 만든 것이라고 한..

오전에 방문한 Wachusett 컨트리클럽과 주인이 같은 골프장인데 Marone 가족이 자기네 농장지대를 골프코스로 개발했다고 한다. 보스턴에서 서쪽으로 한시간 이상을 가야하기 때문에 자주 와본 곳은 아니지만 올때마다 한적한 뉴잉글랜드 시골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이었다. 설계자인 Brian Silva는 원래의 농장에 있던 창고나 사일로를 그대로 유지해서 전원적인 풍경을 살렸다. 내가 예전에 플레이했던 것이 2012년 6월 11일이었는데 한산했던 평일 오후에 촌구석까지 찾아온 동양인 남자가 신기했던지 프로가 연습공 한뭉치를 들고 1번 홀까지 따라나와서는 코스에 대해 한참을 설명해주고, 내 스윙도 봐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덕택에 드라이버샷을 열번도 넘게 했었다). 중간에 핫도그와 콜라를 샀는데 합쳐서 3달..

이날 오후에 친 Kettle Brook과 같은 주인이 운영하는 퍼블릭 골프장이지만 여기는 설계자가 Donald Ross다. 백년전 미국 골프장을 맛볼 수 있는 곳인데 예전에 여러번 왔었지만 그때마다 비가 세차게 오거나 토너먼트가 있거나 해서 발길을 돌렸었으니 이번이 내게는 첫번째 방문인 셈이다. 프로샵에서 내려다보면 잔디의 상태가 아주 좋아보였고, 좋은 날씨라 동네 할아버지들은 다 나와있는 것처럼 붐볐다. 카트를 포함해서 58불이었는데 미국치고는 살짝 비싸보였지만 가을의 뉴잉글랜드 골프장이라고 치면 적당하다.도날드 로스의 코스답게 여기는 쉽고 뻔한 홀들 사이에 독특하고 어려운 홀들이 섞여있었다. 관리상태는 좋았으나 전반의 홀들은 좀 단조로와서 양측의 숲을 경계로 앞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식이다. 세컨..

언젠가 딱 한번만 가봤던 골프장인데 퍼블릭 부킹을 받기는 하지만 거의 멤버들로만 운영하는 모양이어서 살짝 어색함과 부담스러움에 더는 가지 않았던 골프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Grafton이라는 동네 주변으로는 더 싸고 괜찮은 골프장들이 즐비한데다가 보스턴 시내에서는 차로 한시간 가까이 가야하는 곳인데 굳이 부담스러워하며 골프칠 이유는 없었다. 이번에도 오전에 Shining Rock에서의 즐거운 라운드를 마치고 오후에는 근방에 다른 곳으로 가려고 했는데 가는 곳마다 무슨 행사가 있다고 뻰치를 맞는 바람에 여기를 오게 되었다. Highfields 컨트리클럽은 Mark Mungeam과 Timothy Gerrish의 설계로 2002년에 개장했는데 월요일 오후임에도 사람들로 붐볐고, 나는 카트를 포함해서 60불..

살던 집에서 가깝긴 했지만, 서비스도 관리상태도 대충 평균은 하는 곳이지만 사실 여기는 그렇게 매력적인 골프장은 아니다. Frank Simoni라는, 이 동네에 살던 그저 골프를 좋아했던 한 남자가 남는 땅에 직접 골프장을 만들었다. 설계까지 직접 한 것은 아니지 싶고, Sam Mitchell이 했을 것이다. 덕택에... 자주 가기는 했지만 홀들이 다 비슷비슷해서 종종 어라 여기는 아까 친 곳인데? 이렇게 헷갈리는 골프장이 되었다.한국사람들이 많이들 가는 또다른 이유가 여기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한국인 (Paul Kim 할아버지) 프로가 레슨을 해주었기 때문에 그런 모양이다. 거의 모든 홀들이 평평하고 넓다. 같은 설계자의 Norwood 컨트리클럽에 비교하자면 이쪽이 잔디의 상태나 그린이 훨씬 좋다. 별로..

일찌감치 일어나서 보스턴 시내와 하바드 스퀘어를 걸어다니다가 별로 재미가 없어서 그래도 골프나 치는게 낫지 하며 여기로 왔다. 여기를 처음 가본 것이 아마 2012년 2월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시다시피 미국 북동부의 겨울은 눈이 많이 오고 춥기도 하지만 워낙 길어서 손이 근질근질하던 참이었다. 이때가 골프에 대해 이론공부를 엄청나게 했던 시절이기도 했는데 도서관에서 골프에 관련된 책이나 비디오를 잔뜩 빌려다가 (그야말로) 공부를 했었다. 인근 골프장들의 홈페이지를 둘러보다가 "We're Open"이라는 배너를 발견하고는 여기 전화를 몇차례 한 끝에 방문하게 되었는데 도착하니까 주차장에 차가 달랑 한 대 있어서 아마도 직원의 것이지 싶었고, 컨테이너 박스로 만들어놓은 프로샵은 실제 코스에서 많이 떨어..

오전의 The Cape Club과 함께 라운드할 Cape Cod 지역의 골프장을 물색하자니 좋다는 골프장이 지천에 널려있어서 고르기가 힘들었다. 결국 바로 근방에 있는 The Brookside 골프클럽을 찾아갔는데 Michael Hurdzan이 설계해서 1986년에 문을 열었다가 십년 뒤에 부동산 개발과 함께 John Sanford가 리노베이션한 퍼블릭이다. 예전부터 결혼식 장소로 유명했던 곳이니까 잔디의 관리나 경치나 좋을 것으로 보였다. 우리는 오후라서 싼 가격을 은근 기대했는데 The Cape Club과 비슷한 $55 씩을 냈다. 첫번째 인상은 주변이 주택단지로 둘러싸여 있어서 조경은 별로겠구나, 두번째로 스코어카드를 보면 빽티에서도 기껏 6,317 야드에 파 70 코스라 좀 쉽겠구나 그랬다. 따뜻..

보스턴에 2년간 살면서 수많은 골프장에 가보았음에도 늘 아쉬움으로 남은 곳이 Cape Cod 지역이다.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휴양지이자 골프장 천지인 동네인데도 당시에는 $50이 넘는 그린피는 감당하기에 쪼들렸었고, 동네에도 싸고 괜찮은 골프장들이 널렸는데 굳이 한시간을 운전해서까지 멀리 갈 이유를 찾지 못했다. 당시에 명성만 들어왔던 골프장 하나가 Ballymeade 컨트리클럽이었는데 회원제였지만 "member for a day" 프로모션을 종종 했기 때문에 한번은 가보싶었던 곳이다. 몇년이나 지나서 다시 보스턴을 방문하게 되었으니 (그리고 주머니 형편도 좀 나아졌으니) 거기를 가보기로 했는데 그새 골프장의 주인이 바뀌고, 이름도 The Cape Club으로 바뀌어 (퍼블릭) 리조트가 되었다. 홈페이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