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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스턴 방문의 컨셉을 추억으로 잡고보니 내가 적어도 열번 이상 가본 동네 퍼블릭 골프장이 거의 열개는 되더라. 3일동안 다 돌아보려면 하루에 54홀은 쳐야하는데 카트를 타지 않을 작정이므로 쉽지는 않을 여정이다. 내년에는 보스턴 직항이 생긴다고 하던데 한국에서 거기까지 가려면 아직까지는 어디선가 환승이 필요하다. 골프백과 옷가방을 챙겨서는 디트로이트를 경유하는 델타항공이 보스턴 로간공항에 내린 시각이 오후 2시경, 렌트카를 빌려서는 첫번째로 들른 곳이 바로 여기다. 늘 미국에 오면 느끼지만 워낙에 다들 짜증날 정도로 느려터져서 한국에서처럼 시간여유를 잡으면 안된다. 가방이 나오기까지 30분, 공항의 셔틀버스로 렌트카 사무실까지 가려면 또 30분은 걸린다. 거기에 로간공항을 빠져나오는 길이 (이쪽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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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인근에 2년간 살면서 다녀본 수많은 골프장 중에서 딱 하나만 꼽아서 다시 가보라면 주저없이 선택할 골프장. 귀국 후에도 매년 보스턴에 갈 기회가 생기면 들르곤 했는데 특히 가을에 가면 단풍든 숲의 경치가 최고다. 1939년에 Donald Ross의 설계로 만들어졌고, 오래된 역사를 반영하듯 빽티에서 6,400 야드 정도지만 뉴잉글랜드 올드 코스의 전형인 골프장이다. 사실 보스턴에는 골프역사에서, 특히 미국의 골프역사에서 중요한 곳들이 많이 있는데 여기도 마찬가지. 미국의 역사에서 최초로 (1893년) 만들어진 회원제 컨트리클럽이 인근의 The Country Club이고, 거의 최초로 생긴 퍼블릭 골프장인 William J. Devine 골프장이 Flanklin 공원에 만들어진 것이 1896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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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깊은 36홀 골프장인 Ponkapoag에서 #2 코스는 18홀이 유지되었었지만 (그러나 Donald Ross가 만들었던 시기에 #2 코스는 9홀짜리였고, 후반 9홀은 1955년에 William Mitchell이 설계해서 추가됨) Donald Ross 디자인의 원형을 간직해오던 #1 코스는 2003년에 홍수로 범람한 이후 9홀만 운영되어왔었다. 내가 보스턴에 살던 2012년까지도 이쪽 코스는 9홀만 열었었는데 오리지날 디자인에서 1, 2, 9, 10, 14, 15, 16, 17, 18번이 남아있었고, 코스의 나머지 부분은 (지나가면서 보면) 정글 내지는 황무지 수준이었다. 늪지 보호구역에 만든 코스라 개울을 건너갔다 돌아오는 식이어서 나름 어려웠던 기억이다. 이 코스에 관심을 가진 인물로 Brian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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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ald Ross라는 사람은 20세기 초반에 미국에서 골프 붐이 일어날 당시 가장 잘나갔던 골프장 설계자였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프로골퍼인 그는 Old Tom Morris 밑에서 일하다가 미국으로 이주하는데 첫 직장이 매사추세츠 Watertown의 한 골프장이었다고 하며, 이후 그는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Pinehurst를 비롯하여 미국 전역에 400여개가 넘는 골프장을 만들었고, 대부분이 지금까지도 최고의 코스로 평가받고 있다 (이후의 설계자들이 골프장을 점점 더 길게, 어렵게 만들고 있는 탓에 도날드 로스 이후의 골프장을 모던 코스, 이전의 코스를 클래식 코스로 분류하기도 한다). 요컨데, 코스를 "설계"한다는 개념의 선구자격인 인물이었다.* 도날드 로스가 디자인한 골프장 리스트 *그런데 저 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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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인근에서 가장 저렴한 골프장이라면 단연코 매사추세츠 주정부에서 운영하는 Leo J Martin과 Ponkapoag 골프장이다. 특히 여름철의 트와일라잇 요금은 $12 밖에 안해서 이 돈을 내고 18홀을 돌고나면 뭔가 (사기를 친 느낌으로) 뿌듯해지는데 가격이 말해주듯이 관리상태는 엉망이었다. 페어웨이와 러프의 구분이 거의 안되고, 그린은 느린 정도가 아니라 잔디가 다 죽어버린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텍사스나 서부의 골프장을 가보니 사막지대 골프장은 비슷한 수준이 많아서) 그동안 너무 좋은 곳만 다녔나 싶기도 하지만 아무튼 별점을 매긴다면 별 하나 정도? 실은 이 골프장도 Donald Ross가 20세기 초반에 설계한 역사적인 장소라서 로칼 할아버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50년쯤 전에는 큰 대회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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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튼은 보스턴과 바로 접해있는 위성도시들 중에서는 꽤 큰 도시이긴 한데 전반적으로 부촌이라 한국사람들도 많이들 산다. 유명한 사립대학인 보스턴 칼리지가 있고, 그 옆으로는 시립 골프장이 하나 있는데 입지와 유명세에 비하면 별로 붐비는 곳은 아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이 어떻게 망가져가는가를 제대로 보여주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Donald Ross의 실패작이 아닐까 (내가 보스턴에 살던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래도 역사와 전통으로 치면 어디 빠지는 곳이 없는 골프장으로, 1897년에 Allston 골프클럽이라는 이름으로 9홀 회원제 코스가 만들어진 것인데 Francis Ouimet이 1912년에 처음으로 더컨트리클럽컵 대회에서 우승한 장소가 바로 여기이며 (당시 대회의 정식 명칭은 Alls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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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블로그라는 것을 처음 시작한 것이 2013년 초반인데 나름 사연이 있었다. 내가 미국 보스턴에서 살다가 귀국한 것이 2012년 여름이었는데 귀국 직전에 집앞에서 교통사고를 당해서 무릎뼈가 골절된 상태로 귀국했던 것이다. 보조기를 차고, 목발을 짚으며 몇달간 생활했었는데 생활의 불편함보다도 다시 내가 골프를 칠 수 있을까 자나깨나 그런 생각만 했다. 밤에 자려고 불을 끄고 누우면 이 골프장의 구석구석이 손에 잡힐듯 떠올랐었다. 미국에 살면서 열심히 골프를 쳤었지만 사고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그렇게 열혈 골퍼는 아니었다. 시간때우는 목적과 푸른 잔디를 묵묵히 걷는 것이 좋았을 뿐이었다가 차츰 재미가 생겼을 뿐 귀국 직전까지도 백돌이를 면하지 못한 그저그런 골퍼였다. 각설하고, 아무튼 몇달간 제대로 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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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과 2009년에 US 오픈이 열렸고, 2019년에는 PGA 챔피언십이 개최된, 그 유명한 베스페이지 블랙에서 내 운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여기는 어렵기로 유명한 코스지만 퍼블릭임에도 부킹이 힘든 것으로도 둘째가라면 서운해하는 곳이다. 보통 티타임을 얻기 위해서 새벽부터 (성수기에는 전날 저녁부터) 줄을 서야하며, 최근에는 온라인 부킹도 가능해졌으나 그마저도 (뉴욕 주민이 우선이기에)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 나는 어차피 혼자 가는 것이므로 무작정 가서 기다려보다가 자리가 나면 칠 생각을 했는데 여기 Bethpage 주립공원에는 Black 코스 말고도 18홀 코스가 네개나 더 있으니까 정 안되면 다른 코스라도 치리라 생각하니 마음이 편했다. 내가 공원 사무소에 (일반적인 골프장 프로샵이 아니라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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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베스페이지 주립공원에는 5개의 18홀 골프코스가 있는데 그중 최고는 물론 Black 코스다. 두번의 US 오픈과 올해 PGA 챔피언십이 열린 곳이며, 작년 10월에 내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화이트티에서 쳤었다) 골프장이라고 선언했던 곳이었다. 그런데 뉴욕주 소유의 퍼블릭으로 운영되는 Bethpage의 로고 밑에는 "People's Country Club"이라는 문구가 있는데 이 말은 블랙 코스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프로나 거의 프로 수준의 골퍼들에게도 힘든 코스에 (그래서 블랙 코스의 1번 홀에는 그 유명한 경고판이 있고, 절대 과장이 아니었다) 서민들의 컨트리클럽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보며, 아마도 일반인은 다른 4개의 코스를 돌아야할 것이다. 인생에 한번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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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서부터 와이너리가 떠오르는 샤도네이 골프클럽은 나름 역사와 사연이 깊은 곳이다. 원래 Algie Pulley의 설계로 36홀 골프장으로 개장했다가 27홀로 축소되었고, 이후 다시 18홀 코스가 되면서 원래의 홀들 몇개는 지금의 Eagle Vines 골프장에 흡수되어버렸다 (그렇다고 없어진 18홀이 그대로 Eagle Vines가 된 것은 아니라니까 뭔가 많은 부침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Silverado 리조트에서 묵는 나는 아침부터 서둘러서 왔는데 서머타임이 막 시작한 시기라 7시가 넘었어도 어두컴컴한 코스에 도착해 체크인한다. 프로샵의 직원은 어디서 왔냐 왜 왔냐 묻다가 우리가 오후에는 실버라도에서 칠 예정이라니까 부러워하는 눈치였다.시작하려고 보니 우리 티타임이 7시 21분이었지만 화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