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때문에 한국에서만 골프치기가 어려워졌나 했더니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평일에는 (어떻게 망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한산하던 동네 퍼블릭 골프장들도 티타임 잡기가 힘들어졌고, 나처럼 혼자서 가자면 부킹없이 무작정 워크인으로 혼자서든 아니면 다른 팀에 조인해서라도 칠 수가 있었는데 그것도 어려워졌다. 몇몇 주변의 골프장에서 풀부킹입니다라던가 outing이 예약되어있다고 뺀치를 맞다가 아예 멀리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여기까지 왔다. 보스턴에서 거의 50마일을 달려야 도착하는 Bellingham이라는 곳까지 왔는데 도무지 골프장이 있을만한 지역은 아니지만 몇년전까지 보스턴에 살던 시절에는 싼맛에 몇번 왔었던 골프장이다. Maplegate 컨트리클럽은 Phil Wogan과 Leonord French의 설..

내가 보스턴에 살던 시절에도 이 골프장, Norwood 컨트리클럽이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워낙 평이 나쁜 곳이어서 와본 적이 없었다. 가본 사람들의 말로는 맨땅같은 페어웨이에 배수가 나빠서 끔찍하다고들 했다. 이 골프장은 Frank Simoni라는 (이 이름은 Brookmeadow 컨트리클럽의 소개에도 나오는데 아마 거기도 Sam Mitchell 설계일 것이다) 동네 땅부자가 Sam Mitchell을 설계자로 고용해서 만들었다는데 5,630야드의 파 71 코스다. 이날은 원래 골프가 계획에 없었는데 오후에 서너시간이 비는 바람에 근처에 사람이 적을법한 골프장을 찾아서 온 것이었다. 막상 와보니 평일 오후가 무색하게 붐볐는데 (드라이빙 레인지에는 심지어 기다리는 사람들도 보였음)..

드디어... ㅋㅋ 감개무량하게도 2년여의 코로나 시국을 견뎌내고 다시 미국 땅을 밟았다. 격리는 없어졌어도 오며가며 코를 쑤셔야하는 수고로움이 여전해서 고민을 했지만 이제 더는 못참겠다며 보스턴에서의 회의에 참석하기로 한 것이다. 짧은 일정이지만 중간에 어디라도 호텔에서 가까운 골프장을 가보리라 생각했었고, 보스턴의 5월초는 여전히 쌀쌀하기 때문에 좋은 곳을 굳이 갈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여기가 떠올랐다. 보스턴에서 북서쪽으로 30분 정도 거리인 Sandy Burr 컨트리클럽은 이번이 두번째이자 십년만의 방문인데 이쪽에 살던 당시에 이웃들과의 라운드에서 생애 첫번째 샷이글을 하고는 기념라운드를 빙자하여 왔었다. 게다가 Donald Ross가 설계하여 1922년에 개장한 역사적인 골프장이니 (올해..

Widow's Walk는 내가 생각하기에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진정한 "숨겨진 보석"인데 보스턴에서 한시간 정도를 내려가서 대서양 바다와 산을 따라가는 도전적인 코스를 평일에 40불 정도로 칠 수 있는 골프장이다. 모래를 채취하던 버려진 땅에다 Michael Hurzan이 환경친화적인 골프장을 시험하기 위해 만들었다는데 우리나라에도 클럽모우를 설계한 바 있는 이 설계자는 미국골프코스설계자협회의 회장을 맡고 있었고, 페어웨이와 그린을 여러 재질로 만들어 (모래, 원래의 땅 그리고 USGA 표준) 테스트할 용도로 Widow's Walk를 만들었다고 한다. 바다가 보이지는 않지만 언덕너머에 대서양이 있기 때문에 겨울에도 눈이 쌓이지 않고, 다만 바람이 대단한 코스다. 걷기에 편안한 골프장은 아닌데 코스가 언덕을..

미국 북동부의 퍼블릭 골프장 순위에는 반드시 10위권에 드는 고급 골프장 Granite Links는 이름처럼 채석장에다 만든 링크스 스타일인 코스다. Quincy 시와 Milton 시에 걸쳐있던 채석장이 문을 닫은 것이 1989년이었고, 한동안 버려졌던 땅에다가 주택단지와 함께 골프장을 조성하기로 한 것이 십년뒤. 첫번째 9홀인 Milton 코스가 John Sanford의 설계로 2003년에 문을 열었다고 한다. 보스턴에 살던 당시에는 손님이 와서 골프를 치고싶다고 하면 일순위로 떠올렸던 곳인데 비회원 그린피가 150불까지도 하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갈 엄두가 나지 않지만 Milton/Quincy/Granite의 27홀 코스중 하나는 회원 전용으로 해놓고 나머지 두개의 9홀 코스를 개방하기 때문에 치려고만..

이름에서부터 무슨 호텔에 딸려있는 골프장이겠거니 짐작되는 Rancho Bernardo Inn은 좋은 골프장들이 몰려있는 샌디에고 지역에서도 명성과 역사로는 탑급인 곳이다. 1963년에 30개의 객실과 William F. Bell 설계의 18홀 골프장으로 문을 열었고, 이후 Ted Robinson이 한번, Schmidt-Curley 디자인에서 다시 코스를 리노베이션했다. 7, 80년대에는 PGA와 LPGA 대회가 열리기도 했던 이 골프장은 주말 그린피가 백불이 넘어가니까 좋은 곳임이 분명한데 그래도 잘만 찾아보면 평일에는 50불 미만의 가격으로 칠 수 있다. 모든 홀의 페어웨이 양측으로 주택이 늘어서있고, 관리상태는 겨울이라도 나쁘지 않다. 나는 골프나우 핫딜에 20% 프로모션 코드까지 먹여서 싸게 쳤었는..

작년초에 다녀온 캘리포니아 골프장들 사진을 보다가 귀국 직전에 다녀온 이 골프장이 위치한 동네의 이름이 "코로나"였다는 것을 떠올리며 기억을 더듬어 적어본다. 당시에 나는 밤비행기 대한항공으로 귀국하는 일정이라 아침에 호텔에서 체크아웃하고는 두군데 골프장을 들러서 36홀을 마친 참이었다. 그런데 시계를 보니 오후 3시 정도. LAX 공항까지 넉넉하게 한시간 반을 잡고, 렌트카를 반납하고, 출국수속하고, 대한항공 라운지에서 샤워하는 동선을 고려하더라도 시간이 너무 일렀다. 겨울이어도 몸은 땀범벅에 다리가 후둘거렸어도 어디 싼 골프장이 있다면 18홀 정도는 더 쳐야겠다 생각하고 찾아보니 여기가 바로 지척이었던 것이다. 카트포함 22불이라 연습장이다 생각하면 되었는데 설계자를 찾아보니 Dye 패밀리의 Matt..

이것도 작년이었지 싶은데 시카고 공항의 인근에 한국인들이 좀 모여사는 동네에 묵었을 시기다. 시카고는 우리나라에 못지 않게 추운 동네인데 그래도 문을 여는 골프장이 있어서 잘 찾아보면 겨울에도 라운드가 가능하다. 페어웨이 상태는 기대하지 말아야하며, 카트의 진입을 막아놓거나 아예 걷는 플레이만 허용하곤 하지만 아무튼 치게는 해준다. 이날도 기온은 영상이었어도 바람이 세찬 날이었는데 골프치는 (미친) 사람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으나 그래도 프로샵은 열려있었고, 걷는 그린피로 40불 정도를 냈다. Bob Lohmann 설계의 파 70 코스이며, 이름처럼 다리가 많이 놓여있다. 어차피 골프장을 우리가 세놓은 상황이므로 빽티에서 쳐보기로 했는데 바람에 실려 눈까지 슬슬 내리는 날이었다. 어차피 공치는 목적이므로 ..

시카고에서 북서쪽으로 두시간은 가야하는 마렝고까지 온 이유는 그저 예전에 어디선가 읽었던, 일리노이주 골프장 순위에서 상위에 랭크되어있었던 블랙스톤이라는 이름이 기억나서였다. 시카고에서라면 꽤나 멀지만 오전에 플레이한 Stonewall Orchard에서라면 4,50분 정도 거리였고, 어차피 이날은 혼자서 할일도 없었다. 다음날 오전에 귀국하므로 시카고에서의 마지막 라운드는 좀 좋은 곳에서 했으면 했는데 49불 그린피는 이 시골에서 많이 비싸보였지만 그만큼 좋은 골프장이다 싶었다. 설계자인 Bob Lohmann은 미국 중부지방에서 활동하면서 수많은 골프장을 디자인한 사람인데 동네 퍼블릭부터 최고급 회원제까지, 닥치는대로 다작하는 모양이다. 프로샵에서 45불을 치르니 2시에 혼자 나가면 된다고 말해준다. 그..

일리노이주에서 가장 높게 평가되는 퍼블릭인 Stonewall Orchard 골프클럽은 작년 5월에 왔었다가 밤새 폭설이 내렸던 탓에 포기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 굳이 다시 방문했다. 시카고 시내에서라면 북서쪽으로 한시간 반은 가야하는 위치인데 내가 묵는 호텔에서는 30분 정도 걸렸다. 가격은 좀 비싸서 인당 70불인데 거의 텅텅 비어있는 코스라서 혼자서 카트를 몰고 나섰다. 이번에는 더운 날씨였지만 밤새 비가 많이 왔어서 카트가 페어웨이로 들어가지 못해서 힘들었다. Arthur Hills 설계인 골프장은 캘리포니아에서 몇군데 가봤었는데 시각적으로 극적인 디자인을 선호하는 골퍼라면 좋아할 것이다. 톡 쳤는데도 반대편으로 공이 나가버릴 정도로 엄청나게 빠른 그린도 오랜만이다.혼자서 대충대충 치다보니 전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