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강 cc는 여주군 가남면의 수많은 골프장 중에서 하나일 뿐이지만 고속도로에서 가깝고, KCC 공장과 붙어있기 때문에 접근성은 아주 좋다. 주인이 누구인지 주변의 공장을 보면 설명해주지 않아도 금방 알게되고, 작고하신 예전 회장님 취향에 따라 무지 단조롭고 쉬운 코스였다고 한다. 리노베이션으로 동코스가 추가되면서 조금은 난이도가 올라갔다고는 하는데 아무튼 전반적으로 평이한 코스였다. 설계를 누가 했을까 찾아봐도 누군지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건설과 토목의 최강자였던 회사 자체적으로 조성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튼 이날은 모처럼 예전에 모시던, 내가 존경해마지않는 선생님을 모시는 자리라 좀 좋은 곳으로 할까도 생각했으나 신생 코스는 보통 너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접대에는 부적절할 것 같아 여기로 잡았다. ..

나는 십년 남짓한 구력에, 국내에서도 벌써 100군데가 넘는 골프장에 가보았다. 몇년전부터 불경기의 여파로 많은 회원제 코스들이 퍼블릭으로 전환하거나 일반 비회원 부킹에 관대해졌지만, 아직도 서울 근교에는 나같은 사람은 아예 접근도 불가능한 회원제 코스들이 남아있다. 반면에 조금만 지방으로 나가면 야심차게 만든 골프장이 회원권을 제대로 팔지 못해서 아니면 운영이 어려워서 퍼블릭 부킹을 남발하는 곳도 생기는 것이다. 청주 인근의 이븐데일 컨트리클럽은 Dye 디자인에서 우리나라에 만든 골프장들 (아시아드, 우정힐스, 비전힐스) 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아서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곳으로 유명한데 특히 골프 쫌~ 친다는 친구들이 갔다가 순식간에 백돌이로 전락하고는 마구 욕을 해대는 모습을 여러번 보았었다. 지금..

처음 의정부의 레이크우드 cc를 방문한 것이 2014년 여름이었는데 이전에는 로얄 cc라는 이름으로 지역의 미군들을 타겟으로 만든 골프장이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27홀 코스였고, 1972년에 처음 개장하였으니 카트를 타지 않고 걷는 골프장이었다. 2014년에 우리는 전반에 북코스, 후반에 우드코스를 돌았는데 안양이나 곤지암 cc처럼 전동카트가 아니라 캐디가 손으로 미는 식이어서 플레이어도 산악지형을 걷느라 힘들었지만 캐디 보기에 미안한 지경이고 그랬다. 의정부를 넘어서 양주시까지 가야해서 길도 막히는데다가 공도 안 맞아서 엄청 힘들게 18홀을 돌았던 기억이다. 당시 북코스는 여기가 한국이냐 싶게 평탄했었고, 울창한 나무로 홀을 구분한 식은 미국의 퍼블릭 코스를 떠올리게 했다. 후반의 우드코스는 카트를 탔..

스마트 KU 골프 파빌리온이라고 이름을 거창하게 지어놓았지만 건국대학교 축산과의 목장으로 쓰던 부지에다가 Robin Nelson을 불러다 만든 퍼블릭 코스다. 이 사람은 주지하다시피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에 많은 골프장을 만들었던 (Nelson & Haworth 회사) 유명 설계자이고, 국내에도 스카이72 클래식코스나 군산 cc 회원제 코스 등을 만들었다. 소를 방목하던 언덕에다가 혼솔/미쁨/바른 코스로 27홀을 만들었는데 그럭저럭 아름다운 코스라고 얘기는 들어왔으나 개인적인 어떤 이유로 선뜻 가게되지는 않았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평가가 극에서 극인데 페어웨이보다 못한 그린이라던지 싸가지없는 캐디라던지 관리의 허술함을 지적하는 얘기가 많았다. 강남에서 파주까지 가는 것도 쉬운 결정은 아닌데 이날은 마..

지도에서 이 골프장을 찾아보면 주변에 골프장들이 다닥다닥 모여있는데 거의 지역유지급에 해당하는 곳이 뉴스프링빌이다. 개장하던 시절에는 동진 cc라는 이름이었고, 회원제 36홀에 퍼블릭도 딸려있는 대규모 골프장이다. 아는 분이 여기 회원인데 맨날 골프나 한번 칩시다 말만 하면서 불러주지 않았고, 퍼블릭 부킹이 아주 안되는 것운 아니어서 친한 형들이랑 갔다. 행정구역상 이천이긴 해도 용인이랑 붙어있어서 가는 길은 많은 위치지만 영동고속도로를 타건 중부고속도로를 타건 서울에서 가깝지는 않다. Cal Olson이 설계자라고 나와있고, 이 사람은 주로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는데 나는 Links at Summerly에서 그의 코스를 경험해보긴 했었으나 별로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이날 우리가 돈 코스가 몽블랑/알프스의..

가평의 36홀 골프장인 썬힐에는 대중제인 파인/힐 코스와 회원제 밸리 코스가 있는데 파인 코스가 오히려 더 재미있다고들 하지만 경험상 딱히 재미와 난이도가 균형잡힌 코스는 아니었던 기억이고, 아무튼 안가본 곳을 가려니 밸리 코스로 잡았다. 이 골프장의 설계자는 누구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오렌지 엔지니어링 포트폴리오에 가평 썬힐이 나와있었고, (고) 임상하 씨의 기사를 보면 썬힐이 나온다. 설계를 누가 했건간에 운악산 자락에 자리잡았으니 기본을 할 경치겠다. 골프를 워낙 좋아해서 누군가 불러주기만 하면 절대 사양하지 않는다는 신조인데 지난주부터의 강행군으로 드디어 골프가 힘들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고, 비예보가 있어서 제발 취소되어라 속으로 빌었지만 오래전에 잡아놓은 라운드라 그냥 간다. 막히지는 않아도 구불..

자유로 cc라니, 이런 골프장이 있었는지도 몰랐는데 누가 가자고 해서 엉겁결에 따라나서는 일요일 새벽이다. 경기도 연천에다가 27홀 퍼블릭으로 몇년전에 개장했다고 하는데 말이 자유로 cc지 강남에서 가려면 동두천에서도 한참 더 올라가서 이러다가 북한까지 가버리는 거 아닐까 걱정하면서 운전했다. 그러고보니 연천이라는 동네는 내 인생에서 처음 와보는 곳이지 싶다. 그래도 감악산의 산세가 아름다운 동네이고, 드래곤 엔지니어링에서 설계한 양잔디 골프장이라니까 기대반 우려반으로 가보기로 한다.27홀 코스의 이름이 대한/민국/통일 코스라 좀 유치하게 들린다. 우리는 통일/대한 코스로 돌게되었는데 클럽하우스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아주 근사해서 멀리까지 운전한 보람이 있다 싶었다. 반면 고개를 들어 코스를 바라보면 산기..

제주도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라고들 하는 우리들 cc에서 운동한다. 어렵다고는 해도 Jack Nicklaus 설계의 18홀이고, 거리보다는 정확도를 추구하는 식일 거라서 은근 기대가 되었다. 물론 내가 원하는 방향에 거리를 정확히 치는 실력은 아니지만 잭니클라우스 코스를 좋아하는 것은 프로의 샷이 아니더라도 안전한 쓰리온의 기회를 열어두는 설계철학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화창한 날씨에 제주도 골프장이라면 스코어가 무슨 상관이냐 그저 행복하기만 하겠지 그런 심정으로 간다. 전날 도착해서 잘 먹고, 푹 쉬고, 나서는 골프라 은근 기대를 품었는데 과연 우리들 cc는 어려웠다... 그런데 스코어는 최근들어 가장 좋은 수준. 우리나라 산세에서 (매립지에 지어놓은 코스가 아니라면) 쉬운 골프장이 어디 있겠냐마는 우리들..

여러번 갔었던 골프클럽 Q는 우리나라 회원제 골프장의 몰락과 부활을 대표하는 곳인데 처음에 태양 cc로 허가를 받았다가 골프클럽 Q 안성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회원권을 많이 팔았다고 한다 (2억이 넘는 가격으로 500명인가를 모집했었다고). 이후 어찌어찌 사연을 거쳐 망하면서 회원들 반환금 문제로 말이 많았다는데 비슷한 사례로 지금은 푸른솔 포천으로 불리는 가산 노블리제가 있었다. 퍼블릭이 되면서 골프존카운티 안성 Q가 되었었는데 이 거래도 우리나라에서 사모펀드가 부도난 골프장을 인수한 첫번째 사례라고 한다. 몇년이 지나 골프장 가격이 오르면서 많은 차익을 남기고 매각되어 다시 골프클럽 안성 Q가 되었다(가 결국 지금은 안성을 빼고 골프클럽 Q로 불린다). 나는 아무튼 사연많은 골프장이건 어디건 가성비만 ..

연휴에 일박이일로 골프여행을 왔는데 어제는 골프존카운티 선운에서, 오늘은 석정힐 컨트리클럽이다. 석정힐도 별로 기대를 품은 골프장은 아닌데, 듣자하니 여기는 원래 서울의 송도병원에서 전북 고창에다가 요양병원을 지으면서 부대시설로 만든 18홀이라고 한다 (그래서 원래 이름은 석정웰파크 cc). 설계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코스의 이름이 마운틴/레이크니까 대충 어떤 곳일지 짐작이 간다. 숙소는 석정웰파크시티라는 이름이었고, 골프장 바로 입구에 있었는데 동네가 깨끗하고 상쾌해보였다. 패키지에 포함된 조식은 (전라도답지 않게) 그저 그랬는데 어차피 새벽의 클럽하우스 해장국은 다 조리된 봉지를 그저 데워서 나오는 것일 것이다. 드디어 5월이 되어서인지 더워진 오전에 골프를 친다. 골프장은 홀들의 길이도 적당하게..